[광주/전남]여수산업단지 취업사기사건 잇따라

  • 입력 2003년 6월 17일 2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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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석유화학공업단지인 전남 여수산업단지에서 취업사기사건이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번 사기사건은 수 십년전부터 산단 입주업체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수천만원의 로비자금이 필요하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여수경찰서는 17일 고졸 생산직 직원 채용과 관련해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및 배임수재)로 여수산단 내 L공장 직원 황모씨(40)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3월부터 최근까지 김모씨(28) 등 18명으로부터 회사에 취직시켜주겠다며 3000만∼4500만원씩을 받는 등 지금까지 4억5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은 황씨가 회사 간부 등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며 금품을 챙겼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라 업체의 조직적인 채용비리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황씨 사건이 알려진 이후 경찰에는 브로커들에게 취업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고소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16일 박모씨(27) 등 2명이 브로커 서모씨에게 정유회사 채용 로비자금으로 3200만원을 줬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모씨 등 2명도 “잘아는 회사 간부에게 부탁해 생산직 직원으로 취직시켜주겠다”는 남모씨 등 2명에게 3400만원을 건넸다며 이들을 고소했다.

경찰은 일부 입주 업체들이 생산직 결원이 생기면 비공개 무시험으로 특별채용하고 있는데다 취업조건으로 회사측에 4000만∼5000만원을 뇌물로 바치는 게 여수지역에서는 공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회사 관계자들의 연루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여수산단 입주업체 생산직 직원들은 2001년 여천NCC㈜ 파업사태 때 고졸 생산직 월급 수준이 연간 4600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었다.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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