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 勞政 정면충돌…금융불안 우려확산

  • 입력 2003년 6월 16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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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매각을 둘러싼 정부와 조흥은행 노조의 대립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가 크게 추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반대해도 이르면 이달 안에 조흥은행 매각을 마무리짓겠다”며 “노조가 불법파업에 나서면 강력한 민·형사상 조치를 포함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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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제부총리는 “전산센터를 사전에 보호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협조체제를 이미 구축했고 대체인력도 확보해둔 상태”라며 “은행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낮 12시경 직원 7224명의 사직서 원본을 청와대에 접수시키려 청와대로 향했으나 경찰이 진입을 막아 사직서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25일 매각 반대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정부가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에 공권력을 행사한다면 노사정위원회 불참 등 강력한 대(對)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흥은행 경영진은 홍석주(洪錫柱) 행장 명의의 담화문에서 “지분매각 절차와 의사 결정에서 정부의 진행 과정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지분 매각 절차는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며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한편 조흥은행 매각 협상은 이르면 이번 주 내 타결될 전망이다.

매각가격은 3조원 안팎이지만 정부의 인수 후 손실보장 범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6일 “조흥은행의 매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와 우선협상 대상자인 신한금융지주회사가 기본적인 가격 조건에 합의했다”며 “작년 12월 신한금융지주가 제시한 2조9000억원보다 가격이 약간 올라갔다”고 말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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