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84% "접대하면 매출 오른다"

  • 입력 2003년 6월 16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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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를 할수록 매출은 올라간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6일 발표한 기업인식 조사의 결과다. 서울에 있는 181개 기업이 조사대상.

접대와 매출의 상관관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6.0%는 ‘많은 영향을 미친다’, 68.0%는 ‘다소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하는 등 전체의 84.0%가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했다. ‘영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6.0%.

이번 설문조사의 응답자는 각 기업의 재무 혹은 세무 담당자. 회사 돈의 흐름 및 매출 실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결과는 국내 기업 환경에서 ‘접대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특히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26.4%였으나 대기업에서는 6.4%에 그쳐 대기업이 ‘접대의 힘’을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71.9%는 현재 국세청이 추진 중인 접대비 비용인정 한도 축소방안이 실시되면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1995년 이후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접대비 비용인정 한도 축소 속도가 ‘빠르다’고 한 기업도 71.9%에 달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골프장과 룸살롱 접대행위 제한과 관련해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응답한 업체가 12.7%에 불과했다. 오히려 응답자의 48.6%는 ‘기업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응답이 37.6%에 달했다.

또 기업 접대문화 개선 방안과 관련해서는 ‘사회 전반의 윤리의식이 높아져야 한다’는 응답이 53.0%로 가장 높았고 ‘기업의 자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0.3%였다. ‘세법상 접대비 제도 보완’을 개선 방안으로 밝힌 기업은 6.6%에 그쳤다.

대한상의 박형서 경제조사팀장은 “기업들이 접대문화 개선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개선방안이 한꺼번에 추진되면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세법의 개정 못지않게 사회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고 접대문화 개선노력을 유도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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