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일 한투사장 "공적자금은 금융시장 붕괴 막는 비용"

  • 입력 2003년 6월 10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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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홍성일(洪性一·사진) 사장이 3년의 임기를 채우고 연임됐다.

연임 후 처음 가진 10일 기자회견에서 홍 사장은 공적자금과 관련된 해석을 밝혔다. 99년 이후 한국투신에 4조9000억원, 대한투신에 2조8000억원이 각각 투입된 공적자금은 국가가 나중에 다시 회수할 목적의 돈이 아니라 당시 대우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이 붕괴되는 것을 막는 비용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

홍 사장은 “실제로 투자자들이 공적자금의 혜택을 보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 만큼 공적자금은 국민의 혈세이므로 꼭 회수돼야 한다는 논리에 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논리에서 때를 보아가며 정부에 감자(減資)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자본금이 5조원으로 너무 많아 매각이나 합병이 어렵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

또 수익이 적고 자본금이 큰 상태에서는 각종 경영지표가 좋을 리 없어 해외 제휴나 자산유동화 등 경영활동에 지장이 크다는 것이다.

한편 홍 사장은 “앞으로 고객자산관리영업을 활성화하는 등 돈 버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직원들을 부단히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투자자가 더 오래 투자할수록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게 세제 등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의 카드채와 같이 문제가 있는 채권이 헐값에라도 거래되는 시장을 조성하는 등 채권시장 인프라도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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