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한방”… 심정수 “난 두방”

  • 입력 2003년 6월 3일 2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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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승엽이 2회말 2사 1, 2루의 찬스에서 시즌 22호인 3점짜리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
삼성 이승엽이 2회말 2사 1, 2루의 찬스에서 시즌 22호인 3점짜리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
현대 ‘심장사’ 심정수가 또 끝냈다.

홈런 레이스에선 삼성 이승엽에 밀려 2위에 머물고 있지만 올해 심정수의 홈런은 영양가 만점이다. 지난달 27일 수원 기아전에서 사상 최다인 9점차 역전승을 거둘 때 9회말 대미를 장식하는 끝내기 3점홈런, 또 2차례나 연장전 결승홈런을 날리는 등 쳤다 하면 팀 승리와 직결됐다.

심정수는 3일 수원 두산전에서도 1회 선제 3점홈런에 이어 6-2로 앞선 4회 쐐기 2점홈런을 날렸다. 1회 홈런은 1일 마산 롯데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1회 터뜨린 역전 1점홈런에 이은 연타석 결승홈런이었다. 현대가 9-4로 대승.

이로써 심정수는 올해 19홈런 중 6개를 결승홈런으로 장식했고 자신이 홈런을 친 16경기에서 팀이 13승2패1무, 승률 0.867을 기록하는 팀 공헌도를 자랑했다.

‘라이언 킹’ 이승엽의 방망이도 불을 뿜었다.

이승엽은 대구 기아전에서 3-8로 뒤진 2회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3점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로써 46경기 만에 22홈런을 날린 이승엽은 경기당 0.48개의 홈런을 기록, 올해 예상 홈런수를 64개까지 끌어올렸다. 또 54홈런 신기록을 세운 99년보다 2경기 빨리 22홈런을 달성했다.

초반 1-8까지 뒤졌던 삼성은 4회 박한이의 2점홈런으로 동점, 5회 양준혁의 2루타와 진갑용의 땅볼로 역전에 성공한 뒤 7회 브리또와 진갑용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기어이 11-8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지난달 27일 수원 현대전에서 9점차 역전패로 연패의 늪에 빠졌던 기아는 이날 7점차 역전패까지 7연패의 끝 모를 부진에 빠졌다.

대전경기는 선두 SK가 연장 12회 투수전 끝에 한화에 3-1로 승리. SK는 12회 이호준의 1점홈런과 대타 강혁의 2루타 등을 묶어 귀중한 2점을 얻었다.

잠실에선 롯데 ‘무승 에이스’ 손민한이 6패 끝에 LG를 상대로 감격의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롯데가 10-5로 승리.

손민한은 6회까지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 3볼넷 3실점했지만 삼진을 7개나 잡는 역투를 펼쳤다. 롯데는 3회 타자일순하며 신명철의 3점홈런을 비롯, 11명의 타자가 나와 6안타 1볼넷 1실책을 묶어 7득점하며 순식간에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롯데는 4월30일 이후 14승14패의 5할 승률을 맞췄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라커룸]기아 “또 악몽”

‘악몽은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3일 삼성과 기아전이 열린 대구구장. 경기 전 기아 김성한 감독은 아직도 ‘악몽의 그날’을 잊지 못했다. ‘그날’이란 수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전에서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2회까지 10-1로 앞서다 10-12로 역전패한 지난달 27일. 당시 6연승을 달렸던 기아는 이 경기를 시작으로 내리 6연패했다.

김 감독은 분이 풀리지 않는 듯 ‘그날’ 얘기에 열을 올렸다. “세상에 명색이 에이스와 마무리란 녀석들이 경기를 그렇게 망쳐놨으니…. 숙소에 들어가서도 밥이 목구멍으로 안 넘어갔다.” 그는 이틀 뒤 마무리 투수인 진필중과 몇 시간 동안 개인면담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한 번 일어난 일은 또 일어나기 마련. 3일 삼성전은 꼭 1주일 전 경기와 거의 똑같았다. 2회까지 기아는 홈런 4방을 터뜨리며 8-1, 7점차로 리드했지만 계속 실점하며 마침내 5회엔 8-9로 역전을 허용했다.

1주일 전 선발은 리오스였고 이날 선발은 키퍼. 둘 다 기아가 자랑하는 최강의 ‘용병 원투펀치’였지만 큰 점수 차를 지켜내지 못했다. 꿈인가 생시인가. 기아 선수들로선 볼을 꼬집어보고 싶을 게 분명했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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