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작곡가 김영동, 박경리 소설 음악극 '토지' 출반

  • 입력 2003년 6월 1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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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대하소설 ‘토지’가 노래로 흐른다. 작곡가 김영동(52.사진)이 음악극으로 만든 ‘토지’가 CD로 나온 것. 그는 95년 광복 50주년 기념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 음악극 ‘토지’를 새롭게 손 봐 최근 ‘소리로 읽는 토지’를 완성했다.

김영동은 원작 ‘토지’의 1, 2부를 압축해 모두 30곡을 만들었다. 안정하 오은혜 여정옥 김혜경을 비롯해 국립국악관현악단과 서울대연합합창단, 유경화(철현금) 이주은(양금) 손범수(생황) 등이 녹음에 참여했다.

김영동은 29일 음반을 들고 강원 원주시 토지문학관에 찾아갔다고 했다.

“박경리 선생님께서 음반을 들어 보시더니 고생했다고 위로해 주시더군요.(웃음) 음반 작업하면서 힘이 많이 들었는데, 박 선생님이 흡족해 하시니 기분이 좋습니다.”

서사음악극 ‘토지’는 경남 하동군 평사리마을에서 5대째 지주로 살아가는 최참판댁의 며느리가 머슴과 함께 달아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최참판댁의 비극적인 내력, 최씨 집안의 마지막 자손인 서희의 성장, 양반집 인물들과 하인, 마을의 농투성이들이 얽히고 설키며 장대한 드라마가 펼쳐진다.

‘그대는 바다입니까 밤마다 머리맡에 그리움의 파도소리 철썩입니다 잠 못 들어 지새우는 나날 내 이제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묻히면 그대 내게 밤낮으로 달려오겄지 나난 위 증즐가 태평성대’.(그대는 바다입니까·길상)

김영동은 “화려한 외국 오페라가 득세하는 요즘, 한국의 몸에 한국의 옷을 입힌 극을 만들고 싶다”며 “여태껏 그렇게 살았는데 배짱있게 한 판 벌여 보려고 한다”고 호기롭게 웃었다.

그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지휘자직을 떠난 뒤 연세대 대학원에 진학,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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