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충주 선척중학교 무인 문구판매대 화제

  • 입력 2001년 5월 30일 22시 36분


농촌의 한 자그마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양심 문구 판매대’를 운영하고 있어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하고 있다.

30일 오전 10시경 충북 충주시 산척면 산척중학교(교장 홍진삼·洪鎭三) 현관. 한 학생이 현관 한 쪽에 설치된 무인 문구판매대에서 샤프펜을 하나 집어든 뒤 ‘양심함’이라고 쓰여져 있는 계산대 서랍에 1000원을 넣고 교실로 걸어갔다. 전혀 거리낌 없는 모습이었다.

이 학교에 무인 판매대가 생긴 것은 지난달 15일. 73년 이 학교에서 평교사로 근무할 당시 학생들이 무인 문구 판매대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은 적이 있는 홍교장이 부임하자마자인성교육의 일환으로 사라졌던 무인판매대를 부활시켰다.

학교측은 판매대와 계산대를 설치하고 볼펜 노트 샤프 등 문구 5만원 어치를 사다 진열했다. 학생들의 정직성을 유도하기 위해 판매대 옆에는 ‘내 마음 아름답게’라는 글귀를 써붙인 가로 1.5m, 세로 1m의 ‘양심 거울’도 걸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90명에 불과해 하루 문구 판매량은 2000∼3000원 정도. 지금까지 공휴일을 제외하고 35일간 운영한 결과 판매대금과 없어진 문구의 가격이 일치하는 날이 22일, 다소 부족한 날은 8일, 다소 남는 날은 7일로 집계돼 전체적으로 판매액은 부족하지 않았다.

결산 책임자인 김영주(金永周·15·3학년)양은 “돈이 모자란 날 다음날은 돈이 그만큼 남아도는데 이는 학생들이 돈이 없을 경우 그냥 문구를 가져간 뒤 다음날 돈을 갖다 놓기 때문”이라며 “결산 결과를 매일 게시판에 붙여놓는데 학우들이 그 결과를 확인하며 뿌듯해 한다”고 말했다.

<충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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