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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유성교수 '따로와 끼리-남성 지배문화 벗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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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유성교수 '따로와 끼리-남성 지배문화 벗기기'

입력 2001-05-14 18:54수정 2009-09-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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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성교수

◇남성학에 '親페미니즘' 목소리-"모든 남성문제의 시작은 바로 자신"

외환위기 이후 남성 권익 재탈환에 목소리를 높이던 남성학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최근 ‘따로와 끼리-남성 지배문화 벗기기’라는 책을 펴낸 서강대 교육학과 정유성 교수가 페미니즘과 공존하면서도 페미니즘의 일부가 아닌 독립적인 남성학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남성 문제가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실직 문제와 더불어 여성학의 대항 담론으로 논의돼온 것과는 분명 다른 흐름이다.

▽남성위기론〓외환 위기를 계기로 조명되기 시작한 남성위기론은 ‘남성운동’을 표방하는 여러 단체들을 탄생시켰다.

1999년 11월 발족된 한국남성운동협의회(회장 이경수)가 대표적인 예. 이들은 여성운동의 지나친 활성화가 오히려 남성을 역차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이 협의회는 지난해 1월 남녀공동 징병제 헌법소원을 제청하면서 “진정한 남녀평등을 원한다면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등 반(反) 페미니즘적 성향이 짙은 남성운동을 펴고 있다.

1997년 발족된 한국남성학연구회의 정채기 회장은 “이러한 논리에 적극 동의할 수는 없지만 남성 역시 자본주의나 가부장제와 같은 사회 구조 안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진정한 남녀평등 사회를 만들려면 남성에게만 그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남성 지배문화를 가능케 한 사회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홀로서기 모색하는 남성학〓정유성 교수는 남성 문제의 초점을 사회구조 보다 남성 스스로에게 둔다. 남성 지배문화의 사회구조를 만든 것도 결국은 남성 자신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가부장제 아래에서 남성은 피해자이기 이전에 엄연한 가해자이자, 수혜자라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다”면서 “모든 남성문제의 시작은 남성 자신인데 남성들은 구조적 모순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성 스스로가 우리 사회 곳곳에 내재된 가부장성을 타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한 남성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논의된 남성 담론들은 ‘남성도 알고 보면 불쌍하다’는 식의 자기연민이나 ‘모든 문제를 남성 탓으로 돌리는 페미니즘이 더 문제’라는 식의 피해망상으로 점철돼 있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남성들 스스로 ‘남성다움’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면서 “남성도 급변하는 세계 속에 자신들의 설자리를 모색하는데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문제에 대한 학문적 접근은 지난 98년 부산대에 마련된 ‘남성과 사회’ 강좌를 시작으로 신라대, 한신대, 숙명여대 등에 남성학 강의가 개설되는 등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학에 비해 남성학은 그 활동이나 성과면에서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정유성 교수와 같은 친(親) 페미니즘적 남성학과 기존의 반(反)페미니즘적 남성학의 상호비판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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