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는 의료비를 계산할 수 없는 병원들의 폐해. 나아지는 낌새는 보이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병원은 전체 병원의 1%도 안된다. 지난해 5월 감사원의 보건복지분야 감사결과 전국의 의원급 이상 의료기관 2만9천4백87개 중 진료비의 일부라도 신용카드로 받는 곳은 2백4곳에 불과했다. 전 진료분야에 모든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종합병원은 경상대병원 단 한 곳뿐.
외국인과 응급실 환자에 한해 신용카드의 사용이 가능한 서울J병원의 한 관계자는 “진료비의 1.5∼4%를 카드 수수료로 내면 적자액이 1백억원은 늘 것”이라며 “욕을 먹더라도 차라리 그게 낫지 병원문을 닫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병원측은 이용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현금지급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현금지급기를 설치한 은행 외의 다른 은행 현금카드로는 보통 오전 9시반∼오후 4시반에만 현금지급기를 사용할 수 있다. 수수료도 고스란히 환자 부담이다.
〈이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