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섬 방문 클린턴, 「노예의 집」찾아 경의 표시

  • 입력 1998년 4월 3일 20시 01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일 노예무역의 상징이었던 세네갈의 고레섬을 방문했으나 노예수입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아프리카 방문을 끝냈다.

대신 클린턴 대통령은 노예의 집을 둘러보면서 신대륙에 노예로 팔려가 인류 역사의 암울한 시기를 견뎌낸 노예들에게 경의를 표시했다.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긴 여정은 ‘영혼은 결코 노예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역사의 시계를 되돌릴 수는 없다”고만 말했다.

고레섬은 17세기 이후 아프리카 노예들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곳으로 이 곳을 거쳐간 노예는 2백여만명.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는 이곳을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지정, 역사의 아픔을 알리고 있다.

10만여평의 작은 이 섬에는 노예의 후손들이 한해 20만∼30만명이 찾아오고 있으며 노예의 선상반란을 다룬 영화 ‘아미스타드(우정이란 뜻)’의 일부를 촬영하기도 하는 등 ‘명소’가 됐다.고레섬 서쪽 외곽 해변에는 노예를 거래하던 노예의 집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남부 노예박물관에서는 노예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돼 있다.

〈고레섬(세네갈)AFP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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