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겉옷만 바뀐 여야, 舊態 『여전』

  • 입력 1998년 4월 2일 20시 02분


여야는 ‘4·2재 보선’의 선거풍토가 어느때보다도 혼탁했다고 주장하며 그 책임이 상대방에 있다는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의 비방전을 선거막바지까지 전개했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이 금품살포 등 불법을 저지르지는 않았으나 ‘야당식 억지부리기’수법을 동원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구태를 거듭했다고 지적했다.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2일 성명을 통해 “망국적 지역감정조장을 유일한 무기로 활용해온 한나라당이 우리당 후보의 향응제공 운운하는 것은 열세를 회복하기 위한 시대착오적 떼쓰기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자민련은 후보를 낸 경북 문경―예천과 의성의 경우 금품 및 향응제공 등의 혼탁양상은 크게 줄었으나 지역감정은 어느 선거보다도 심했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이 ‘전라도 정권’이라는 표현을 쓰며 “경상도가 똘똘 뭉쳐 단결해야 한다”고 국가분열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자민련은 문경―예천의 경우 후보 출신지에 따라 문경시와 예천군이 갈리는 소지역정서가 여전했다고 분석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금권 관권이 난무한 선거’라고 규정했다. 맹형규(孟亨奎)대변인은 “여당측에 의해 금권 관권이 난무하는 가운데 치러졌다”며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냉정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대구 달성의 국민회의 엄삼탁(嚴三鐸)후보와 의성의 자민련 김상윤(金相允)후보측이 많은 향응과 금품을 제공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고 밝혔다.

국민신당 김충근(金忠根)대변인은 “검찰이 의성에서 우리당 후보 지지시민들을 강제연행하는 등 불법적인 관권개입이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문철·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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