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고경영자들,사원들애 『번뜩이는 머리로 대처하라』

  • 입력 1998년 4월 2일 20시 02분


‘위기의식과 신뢰의 회복.’

1일로 올해 회계연도를 시작한 일본에서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신입사원에게 던진 화두(話頭)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신입사원 입사식이 열린 이날 기업총수들은 불황과 기업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위기’를 제대로 파악하고 윤리의 회복으로 신뢰를 되찾을 것을 당부했다.

후지쓰(富士通)사 세키자와 다다시(關澤義)사장은 장밋빛 꿈을 안고 사회에 첫 걸음을 내민 새내기들에게 일본 기업이 처한 냉혹한 환경을 상기시키며 “여러분이 큰 회사에 들어왔다고 안심한다면 현실을 너무 잘못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2년째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불경기와 무한경쟁이 위기감을 고조시킨 탓인지 채찍질이 많았다.

하사미사의 야마토 후미야(大和文哉)사장은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 회사도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원점에서 재출발한다”고 강조했다.

경영부진의 책임을 지고 6월 고문직으로 물러나게 된 미쓰비시(三菱)전기 기타오카 다카시(北岡隆)사장은 “변화가 당연한 시대가 됐다. 기업도 사원도 ‘번뜩이는 머리와 빠른 발’이 없으면 무너진다”고 충고했다.

기업 총수들은 현재 일본이 처한 상황을 “대기업도 도산하는 혼란한 시대”로 규정하고 “일본시장의 불신은 정점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금융기관에서는 신뢰회복과 금융대개혁(빅뱅) 강조가 훈시의 단골메뉴였다.

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은행의 입사식에서는 “높은 윤리의식을 갖고 법령과 사규를 철저히 준수, 잃어버린 고객신뢰를 되찾겠다”는 다짐도 나왔다.

다이와(大和)증권의 하라 요시나리(原良也)사장은 “1백년동안 일어나지 않은 일이 하루에 일어날 수 있는 대변혁기”라며 “빅뱅을 이겨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자”고 호소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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