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동남아 환투매「주역」 외환딜러 소로스

  • 입력 1997년 7월 28일 20시 18분


세기적인 증권 및 외환딜러로 「황금의 연금술사」란 별명을 갖고 있는 조지 소로스(67)가 국제정치가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소로스가 이미 「정치권력」이 됐음을 확인시켜준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모하메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최근 동남아 통화위기는 소로스의 환투매 공격때문』이라고 비난하자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즉각 이를 부인하는 등 사건이 양국간 외교마찰로 비화된 것. 특히 마하티르는 『소로스의 동남아 통화시장 개입이유가 미얀마의 동남아국가연합(ASEAN) 가입저지를 위한 정치적인 목적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실 소로스는 지난 3년간 「미얀마프로젝트」를 추진, 미얀마가 군사독재정권이란 점을 들어 ASEAN 가입불허는 물론 미얀마에 대한 투자중단 관광제한 등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마하티르의 비난에 대해 소로스측은 소로스재단으로 불리는 「열린사회기구」와 소로스펀드의 투자결정 사이에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환딜러로 출발한 소로스가 사회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9년 소로스재단을 설립, 남아공의 흑인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각 사회단체에 거액의 기부를 하면서부터. 「열린 사회와 그의 적들」이란 저서로 유명한 칼 포퍼 교수(런던경제학대학원)의 문하생인 소로스는 재단이름도 「열린사회기구」로 붙일 정도로 전체주의를 미워한다. 지금도 그는 소로스재단에 연소득 2억5천만달러의 절반을 기부해 동구권 개방, 제삼세계의 인권, 미국 이민자 등 국제정치문제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투자전문가로 시작한 소로스가 사회사업가를 거쳐 국제정치가로서도 재능을 발휘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 그러나 소로스의 행동영역이 확산되면서 스스로 「정치권력화」하는데 대해서는 반발하는 사람이 날로 늘고 있다. 〈허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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