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獨,2차대전때 약탈 문화재반환 『갈등』

  • 입력 1997년 3월 7일 19시 56분


[본〓김상철 특파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탈한 문화재 반환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독일이 갈등을 빚고 있다. 러시아상원은 지난 5일 2차대전 당시 붉은군대가 독일의 박물관 등에서 약탈한 문화재를 자국 소유로 하고 이의 반환을 금지하는 법률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독일정부의 페터 하우스만 대변인은 6일 『이는 매우 우려스런 사태진전으로 문제의 법률은 국제법에도 위배된다』며 『가장 빠른 시일내에 문화재를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독일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며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태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옐친대통령이 이 법률안의 발효를 위한 서명을 거부하더라도 러시아 상하 양원에서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할 경우 법률을 확정할 수 있게 돼 있어 자칫하면 양국간 「문화재분쟁」으로 이어질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독일은 러시아군대가 2차대전중 4백여곳의 박물관과 2천2백여곳의 성당 수도원 등을 뒤져 1454년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구텐베르크성경을 비롯, 모두 20만점 이상의 문화재와 2백만점 이상의 귀중 장서 회화 등을 약탈해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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