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괴짜 컴퓨터 巨富…테드 웨이트「무일푼 성공담」화제

  • 입력 1997년 3월 6일 08시 14분


[워싱턴〓홍은택특파원] 컴퓨터 회사면서도 연구개발비 한푼 쓰지 않는다. 컴퓨터 산업의 본거지인 실리콘 밸리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빌 게이츠처럼 독창적인 프로그램도 없다. 무엇보다 돈도 없었다. 이것이 창업 12년만에 세계 10대 컴퓨터 회사 반열에 오른 게이트웨이 2000의 성공비결이다. 미국의 월간지 「석세스」 3월호는 이처럼 상식과 반대방향으로 회사를 운영, 연간 50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스스로도 17억달러의 부를 축적한 34세 억만장자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했다. 사우스 다코타에 있는 게이트웨이 본부 건물은 축산 공장으로 착각할 만큼 홀스타인 젖소의 얼룩무늬로 칠해져 있다. 제품의 포장도 얼룩무늬. 그 안에 컴퓨터가 들어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광고전략의 하나인 젖소 이미지는 목장 사무실에서 출발한 이 회사의 내력에서 비롯한 것이다. 4대째 젖소 중개인의 아들인 테드 웨이트가 아이오와대를 중퇴하고 컴퓨터 가게에 취직한 것은 84년. 여기서 그는 오늘날의 게이트웨이를 일군 「비법」을 발견했다. 그것은 고객으로부터 전화주문을 받아 소포로 컴퓨터를 부치는,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세일즈 기법의 하나였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접촉하는 이 기법의 본질을 꿰뚫어 본 그는 1년뒤 할머니의 보증으로 얻은 1만달러를 손에 쥐고 회사를 차렸다. 부품을 사다가 조립, 가격을 대폭 낮추고 더 많은 옵션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컴퓨터 시장의 틈새에 끼어든 그는 대형업체들의 가격 할인 경쟁이 치열하면 할수록 가격을 낮춰 대응했다. 이 회사의 특징은 주문없이는 컴퓨터를 만들지 않되 주문이 오면 닷새 안에 컴퓨터를 만들어 배달까지 끝내는 번개같은 기동성. 재고가 하나도 없어 메모리칩 가격이 낮아지는대로 컴퓨터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컬러 모니터, 윈도, 펜티엄 칩 CD롬 드라이브 등을 시스템의 표준으로 가장 먼저 장착한 회사도 게이트웨이다. 게이트웨이의 올해 주무기는 펜티엄 PC와 TV 세트, 31인치 컬러 모니터를 결합시킨 「데스티네이션」. 중간의 많은 실패들을 「세상에 끝이란 없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는 신조로 이를 극복한 그의 목표는 2002년까지 매출액 9백억달러 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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