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建내각 출범/새경제팀 정책전망]「자율화-안정」초점

  • 입력 1997년 3월 5일 19시 46분


姜慶植(강경식)부총리―金仁浩(김인호)청와대 경제수석을 양축으로 한 새경제팀의 이미지는 「뚝심이 대단한 강성 원칙론자 팀」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같다. 면면으로 보면 벌인 일을 마무리해야하는 대통령 임기말보다는 정권출범 초기에 어울리는 인물들이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이 경제팀 선택은 실명제 규제완화 기업투명성강화 등 정부의 개혁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강부총리는 「실명제의 원조」이자 全斗煥(전두환)전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재무장관이던 지난 83년 금융실명제를 입안했다가 기득권세력의 반발에 부닥쳐 좌절했다. 강부총리의 실명제는 「과거」를 묻지 말고 「검은 돈」이 밝은 곳으로 나올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현 실명제와 차별성이있다. 그는 이같은 입장에서 실명제 보완작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현정부의 핵심인사들은 그의 해박한 경제논리와 개혁성향 그리고 강한 추진력을 높이 평가, 세차례나 부총리로 천거했으나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이 걸려 최종낙점에서 번번이 밀렸다. 강부총리의 경제관은 현정부 출범직전인 93년1월 펴낸 책 「국정개혁 24」에 압축돼 있다. 한국은행의 독립, 금융자율화, 정부 인허가에 따른 특혜소지 제거, 직업군인위주로 군병력구조 개편, 사업성 공기업의 민영화, 자유로운 기업환경…. 한마디로 시장경제론자이자 성장위주정책의 폐해를 강조하는 안정론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79년4월 경제기획원 차관보시절 申鉉碻(신현확)부총리와 고金在益(김재익)기획국장과 함께 「안정화시책」을 만들었다. 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규제에서 시장자유화로 가야 한다는 내용.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전환이었으며 그후 경제정책관리들의 한 지침이 됐다. 이 대목에서는 김인호수석의 성향과 거의 일치한다. 재정경제원의 정책관계자는 『새 경제팀은 규제완화 금융개혁 노동시장의 탄력성제고 등 시장경제쪽으로 몰고가는 개혁과제들을 뚝심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이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점을 들어 경제위기가 몰고온 국민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반전시킬 세부적이면서도 참신한 정책들을 선보일 가능성을 점쳤다. 요컨대 안정론자들답게 대통령선거를 앞둔 올해 정치논리보다는 경제논리에 충실하려고 애쓸 것으로 예상된다. 부풀리는 경기부양책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재벌기업들은 전 경제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부관계자는 『강부총리는 국가경영전략연구소장을 지내면서 경제관료때보다는 시각이 한단계 높아졌다』면서 『업계에 찬바람을 일으키기보다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자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신임 林昌烈(임창렬)통상산업부장관과 李桓均(이환균)건설교통부장관도 구재무부 구기획원 재경원으로 이어지는 핵심경제부처의 정통 경제관료로 강부총리 및 김수석과 호흡을 맞춰온 인물들이어서 경제팀 팀워크는 새삼스럽게 조율할 필요성이 적어 보인다. 〈김회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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