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야구단」 50∼74세 대상 입단테스트

  • 입력 1997년 3월 2일 19시 38분


[박중현 기자] 『출발!』하는 구령과 함께 운동복을 입고 선글라스까지 낀 「젊은 오빠」들이 은발을 휘날리며 그라운드 위를 달음질치기 시작한다. 2일 오후2시 경기 구리시 LG전용구장 운동장에서는 노인전문월간지 「골든에이지」가 주관하는 「노노 야구단」입단테스트가 열렸다. 「노노」는 늙지 않았다는 뜻의 「No 老」라는 것. 주관사측은 밝고 활기찬 노인문화를 새롭게 개발해보자는 뜻에서 야구단 창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초대 공동감독을 맡은 야구인 윤동균씨와 최동원씨의 지도를 받으며 쌀쌀한 운동장위에서 몸을 풀기 시작한 37명의 입단지원자들은 50∼74세의 노인들. 기초체력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곳곳에서 『아이쿠』하는 신음도 새나온다. 하지만 구슬땀을 떨구면서도 힘든 내색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최감독은 『예상보다 체력도 좋은데다 지원자들의 얼굴에서 「뭔가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이 우러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지원자 중 한사람인 박정화씨(71)는 지난 55년 문산에서 해병대 소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함께 해병대야구단에서 생활했던 부하 박기택씨(61·영화인)와 40여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하기도 했다. 20여년간 유치원교사로 일했었다는 강인자씨(63·여) 등 할머니 4명은 「젊은 오빠」들을 응원하는 「치어리더」를 자원하며 찾아왔다. 잠시후 캐치볼과 타격테스트가 시작됐다. 지원자 중 최고령인 배용해씨(74)는 『일제때 중학교에서 야구를 몇년 하다 전쟁때문에 글러브를 벗었던 것이 내내 한이 됐었는데 58년만에 다시 글러브를 끼어본다』며 벅찬 표정으로 근사한 투구폼을 뽐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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