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97 선진정치/대통령의 자질]국민통합 능력 필수

  • 입력 1997년 1월 2일 20시 02분


「林彩靑 기자」 차기대통령의 조건으로 무엇보다 먼저 꼽히는 대목이 「리더십」이다. 그만큼 「리더십의 위기」에 대한 우려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우리 사회 저변에 팽배해 있다는 의미다. 「차기대통령으로 어떤 사람이 바람직한가」라는 자질론에 대한 물음도 리더십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는 또 「세기적 전환기」라는 시대상황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는 화두(話頭)이기도 하다. 여야정치인 학자 사회단체관계자들은 차기대통령의 시대적 소명에 대해 입을 모아 「선진국으로의 성공적 진입」과 「통일한국의 기반조성」 등 두가지를 꼽는다. 차기대통령의 조건에 대해서도 국민통합 능력과 미래경영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특히 지역주의 극복이 국민통합을 위한 중심과제로 지목됨은 물론이다. ▼ 도덕성 중요한 잣대 ▼ 분야별로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사회단체관계자들은 개인적 덕목을 비교적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徐英勳(서영훈)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공동대표는 차기대통령의 조건으로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경륜과 비전 △경제와 통일문제에 대한 식견 △도덕성 등을 들었다. 李世中(이세중)시민운동협의회공동대표는 여기에 지역주의 극복능력을 덧붙였다. 孫鳳鎬(손봉호)경실련공동대표는 『대통령이 된 뒤 과거 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고 池銀姬(지은희)한국여성단체연합대표는 『평화적 통일의지가 강하고 여성정책이나 환경복지정책에 깊은 관심을 가진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자들이 역점을 둔 대목은 「기본적인 소양」이었다. 韓弘淳(한홍순)외국어대교수는 『경제문제 등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 다른 사람의 머리를 빌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느 정도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金日秀(김일수)고려대교수도 『열린 마음으로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을 수 있는 민주적 리더십을 갖추고 민주주의를 생활속에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들은 『대통령도 잘못했을 경우엔 국민앞에 떳떳하게 잘못을 시인해야 한다』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탈(脫)권위주의」를 역설했다. 梁勝咸(양승함)연세대교수는 △통일민족국가 형성을 위한 체계적 구상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경제마인드 △정보화마인드 등을 최우선 자질로 꼽았다. 李永熙(이영희)인하대교수는 도덕성 개혁성 민주적 신념 등 세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특히 집단을 형성해 조직력으로 추진되는 개혁성과 독단적이 아닌 민주적 신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 외교 세계적흐름 파악 ▼ 李漢久(이한구)대우경제연구소장은 『경제구조 쇄신을 위해 각 경제주체의 고통분담을 설득하고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을 심어줄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金重雄(김중웅)현대경제사회연구원장도 『분명한 국가경영철학을 제시할 수 있고 외교문제도 세계적 흐름 속에서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며 전문인적 소양에 비중을 두었다. 한편 李正馥(이정복)서울대교수는 『개인적 자질이나 역량에 초점을 맞춰서는 곤란하다』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그보다는 정책대결을 통해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의원들은 종합적인 국정수행 능력에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 과기처장관을 지낸 신한국당의 李祥羲(이상희)의원과 재무부장관을 지낸 姜慶植(강경식)의원은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갖추었으면 좋겠다. 특히 경제전문지식과 경영능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초선인 金文洙(김문수)의원은 과감한 정부기구개편과 규제완화를 위한 결단력을 거론했고 金映宣(김영선)의원은 『머리 속에 정치만 가득한 「거시적」 「총론적」 인물보다 삶의 현장을 발로 뛰는 「미시적」 「각론적」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경륜바탕 포용력 중요 ▼ 야당의원들은 일관성 포용력 등을 강조했다. 국민회의의 金槿泰(김근태)의원은 『이기고 지느냐에 집착하는 「권력정치」를 극복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고 吉昇欽(길승흠)의원은 『갈팡질팡하는 사람은 국가적 긴급사태 때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자민련의 金善吉(김선길)의원은 『국민들을 편안하게 하는 게 정치의 요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풍부한 경험과 경륜에 바탕한 포용력이 필요하다』며 「용인술(用人術)」을 차기대통령이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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