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정신과전문의 김정일씨 「가장 사랑하는…」펴내

  • 입력 1996년 10월 30일 20시 45분


「金次洙 기자」 수필집 「아하, 프로이트」 등으로 베스트셀러 저자 대열에 올라선 정신과전문의 김정일씨가 일곱번째 책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를 펴냈다. 웅진출판 간. 최근 끝난 TV드라마 「애인」의 여파로 유부남 유부녀의 애인만들기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출간된 이 책은 애인문제를 정신의학적 측면에서 다루고 있어 관심을 끈다. 김씨는 자신을 찾아온 환자들의 상담사례를 통해 외도(外道)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요즘에는 남편의 외도때문에 정신과의사를 찾아오는 여자들 뿐아니라 아내의 바람을 상담하러 오는 남자들도 많다는 게 김씨가 새책에서 밝히는 내용이다. 임상경험에 비추어 볼 때 주부들의 바람이 늘어나는 것은 권태에서 벗어나려는 모험과 홧김에 맞바람을 피우는 사례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게 진단의 결론. 결혼초에는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던 주부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 갑자기 권태를 느끼고 탈출구로 「바람」을 택하는 부유층 주부들이 늘고 있다는 것. 특히 남편의 외도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주부중에는 기회가 있으면 바람을 피우겠다고 벼르거나 실제로 맞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반면 외도하는 남자들 대부분은 섹스 때문이 아니라 애인이 자신의 얘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 주고 관심을 가져주는데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한다는 것. 결국 애인을 통해 이해와 존중을 구하려는 것이 남자들의 외도심리라는 설명이다. 김씨는 그러나 외도를 「자유와 자기를 찾는 용기」로 호도하거나 곧바로 이혼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치유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정이란 바로 가족들이 안식을 취하고 자녀를 건강하게 양육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또 외도뿐 아니라 사랑의 상처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신적 수술」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정신적 수술의 실례로 자신의 「외도」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첫사랑의 여자와 아내 그리고 영혼의 일치를 느끼게 해준 여인 등 내가 평생 사랑했던 세 여자는 나의 모든 것을 그들에게 쏠리게 했다. 그 쏠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땐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아픔이 가슴을 에며 파고 들었다』 결혼후 알게 된 세 번째 여인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김씨는 불륜이라는 비난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그런 여인이 있었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 자체를 지난날의 사랑을 정리하는 수술방법중의 하나로 선택했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맹목적인 사랑이나 복종만을 강요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대보다는 내리사랑의 미덕을 실천하고 자식들은 부모의 진심과 희생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만 원만한 가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김씨는 이와 함께 사랑으로 인한 우울증 노이로제 권태 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진정한 사랑」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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