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만원짜리 휴대전화, 보조금이 86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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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들 “가입비 면제-위약금 대납”… 경쟁 과열

휴대전화 보조금 전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올 한 해 성수기 비성수기 할 것 없이 경쟁이 이어지다 9월에 아이폰4가 나오면서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휴대전화 제조업체 관계자는 “아이폰4가 시장에 풀리면서 번호이동 건수가 늘어나니 이걸 방지하기 위해서 통신사업자들이 제조사의 보조금에 일부를 더 얹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시장의 마케팅은 사실상 대리점에 대한 각 회사의 약정 보조금 지급과 대리점 몫으로 지급하는 성과수당(리베이트) 수준에 따라 좌우되기 쉽다. 대리점에서는 보조금이 많고 성과수당이 높은 기종을 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이통사 대리점에 따르면 출고가 53만200원인 팬택 테라피폰은 보조금만 86만 원이어서 출고가보다 33만 원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를 20만 원 이상 넘어서는 휴대전화 기종도 18∼20 종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조금이 출고가보다 20만 원이 넘는 휴대전화로는 삼성전자 코비폰(출고가 65만4500원), LG전자 쿠키폰(출고가 63만8000원), 팬택 듀퐁폰(출고가 71만600원), 모토로라 베컴폰(출고가 79만 원) 등이다.

이렇게 되면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공짜로 팔아도 상당한 돈이 남는 셈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가입비를 면제해주고 위약금을 대납해주겠다는 곳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번호이동 건수는 이달 3일과 4일 이틀간 3만4500건에서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8만200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13일 하루 동안에만 7만6322건으로 치달아 올해 들어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갤럭시S가 나오면서 SKT에서 보조금을 늘렸고, 거기에 맞대응하기 위해 KT에서는 팬택계열 이자르폰 등에 보조금을 얹었다”며 “번호이동을 막기 위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에 따라 ‘차별적 보조금 지급 위법성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추석이 끝나는 24일에 열릴 상임위원회에 이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 상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팅비용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지도에 불과하지만 이번 지급 기준은 위반 시 과징금이나 영업정지를 가할 수 있게 된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아이폰4 상륙…‘손바닥 전쟁’ 장난 아니네
▲2010년 9월14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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