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남북협력 의지’에…美 국무부 “北비핵화와 발 맞춰야” 제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8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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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27일(현지 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독자적인 남북협력 사업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미국은 남북 협력을 지지하며, 남북 협력이 비핵화 진전에 발 맞춰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는 한국 정부 주도의 남북 경협을 지지하지만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한과의 경협에 속도를 내는 것은 경계하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 ‘발을 맞추는(lockstep)’이라는 단어는 미국 정부가 2018년과 지난해 한국 정부에 경협 속도조절을 요구할 때 써온 표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 집중하느라 북한과의 협상은 후순위로 미뤄놓은 상태. 북한 문제를 전담할 맨파워도 부족해 북-미 협상 재개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의지나 동력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제재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한국의 대북 관여 시도에는 크게 반대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러나 미국은 비핵화 진전이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는 완화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 또한 강하게 고수하고 있다. 향후 경협의 내용과 속도를 놓고 한미 간 신경전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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