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정봉주, 절대 정치 안 돼…본인 입으로 털어놓은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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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17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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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공적 기준·원칙 측면에서 절대 정치해선 안 될 사람”
“2012년 ‘막말’ 김용민 자르라는 내 조언 정봉주가 차단…총선 말아먹어”
“민주당 공천 아닌 사천, 공사 구별 없이 야쿠자스러웠던 것”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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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4·15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공적 기준과 원칙에서 볼 때 정봉주 씨 같은 이는 절대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17일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꼼수다’ 출연진 김용민 시사평론가, 언론인 김어준 씨, 주진우 전 시사IN 기자를 함께 언급하며 “국민을 우습게 알고, 감히 국민을 속이려 드는 사람은 나라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민주당을 위해서도 절대 정치에는 손대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012년 총선에서 김 평론가가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막말 논란으로 낙선한 사건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2012년 민주당은 나꼼수 김용민의 막말 파장으로 선거를 말아먹었다. 사실 김용민을 공천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며 “사실 거기가 정봉주 지역구”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감옥을 가면 지역구를 남에게 빼앗기게 된다. 그래서 같은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에게 세습해줬다가 나중에 형 살고 나와 복권되면 돌려받으려 했던 것”이라며 “한 마디로 공적 원칙에 따른 ‘공천’이 아니라, 사적 인연과 이해에 따른 ‘사천’이었던 것이다. 이미 그때부터 민주당은 공사 구별 없이 야쿠자스러웠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김용민의 막말 테이프가 공개된다. 더러운 욕설과 여성에 대한 혐오발언…차마 들어줄 수 없을 정도로 상스러웠다. 민주당이 공당이라면, 그 순간 공천을 즉시 철회했어야 한다”며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그를 끝까지 밀었고, 그 결과 박빙으로 승패가 갈리는 수도권 선거를 통째로 말아먹었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당시 그쪽 선거를 돕던 조국 교수한테 전화가 와 ’어떻게 해야 하냐고’(고 묻길래) 당장 자르라고, 오래 끌면 끌수록 불리하고, 다른 모든 지역구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며 “그랬더니 (조국 교수가)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웬 걸, 민주당에선 그냥 갔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에선 왜 이렇게 멍청한 짓을 했을까? 아니, 선거를 지휘하는 인간들이 이렇게 뇌를 빼놔도 되나? 이 궁금증이 풀리는 데에는 몇 년 걸렸다”라고 했다.

아울러 “김용민을 당장 자르라는 나의 조언을 차단한 것이 바로 정봉주였다. 본인 입으로 스스로 내게 털어놓았다”며 “결국 제 지역구 찜해놓느라 당을 말아먹은 것이다. 이는 사적 인연과 이해가 어떻게 공적 기준과 원칙을 무너뜨림으로써 공당에 치명적 해를 끼치는지 잘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우정이 참 아름답죠? 하지만 이런 친목질은 국민세금 들여가며 할 일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봉주야 무고죄가 무죄 나온 걸 내세워 성추행은 없었다고 퉁치고 싶겠지만,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며 “5분만 생각해도 머리 속으로 선거운동 1일차부터 15일차까지 (새누리당이) 봉주를 어떻게 갖고 놀지 그림이 쫙 그려진다. 김용민도 그때 다 덮을 거라고 방방 뜨더니 결국 쫄딱 망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사실 그들 사이의 관계는 ‘우정’도 아니다. 그냥 이해를 같이 하는 동업자 의식 같은 것”이라며 “정봉주가 출사표를 던지면, 그가 다른 나꼼수의 멤버들에게 뭐라고 했는지 알려드린다. 그 진한 우정에 모두들 깊이 감동하실 것이다. 아, ‘돼지새끼’ 얘기도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 뭐였더라?”며 여운을 남겼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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