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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아프간 중재자로 나선 파키스탄…“그들 없었다면 종전 논의 불가능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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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아프간 중재자로 나선 파키스탄…“그들 없었다면 종전 논의 불가능했을 것”

카이로=서동일특파원 입력 2019-02-11 16:09수정 2019-02-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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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이 18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낼 ‘중재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말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국, 아프간 무장조직 탈레반 사이 평화회담을 파키스탄이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에서는 “파키스탄의 노력이 없었다면 아프간 종전 논의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10일 로이터통신 등은 미국 백악관 및 탈레반 소식통을 인용해 “파키스탄 정부가 미-아프간 평화회담을 물밑에서 지원하는 ‘막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주둔 중인 미군 1만4000여 명의 철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지만 18년 동안 이어진 아프간 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일부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올 수 있는 것은 파키스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뜻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탈레반 등 아프간 반군 및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와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당장 평화회담에 나서라”라며 탈레반 측에 전례 없는 압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탈레반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파키스탄 측이 종교지도자 등을 통해 ‘미국과 대화하지 않으면 파키스탄과 유대 관계를 끊을 각오를 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왔다“며 ”이 같은 압박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 핵심 관계자의 가족과 친인척을 구금하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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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이 이처럼 물밑 지원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은 아프간 내 주둔 중인 미군이 갑작스레 철수할 경우 이어질 ‘혼란’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국이 시리아처럼 갑작스럽게 미군 철수를 강행할 경우 그동안 아프간 정부로 유입된 미국의 재정적 지원도 끊길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해결해야 하는 경제적인 문제가 산적한 파키스탄 입장에서는 국경을 맞댄 아프간이 더 큰 혼란으로 빠지는 것을 지켜볼 여유가 없는 셈이다.

실제 파키스탄 루피화 가치는 급락 중이고, 지난해 말 기준 외환보유액도 2017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73억 달러(약8조2000억 원)에 그치는 등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파키스탄은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빚더미에 올랐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말 자국 내 교도소에 수감 중인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 탈레반 조직 2인자였던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등을 석방했다. 이들은 탈레반 대표자로서 평화회담에 참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파키스탄의 역할’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주재 미국특사도 지난달 21일부터 6일 동안 진행된 평화회담 직후 ”(파키스탄의 지원으로) 긍정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키스탄은 미-탈레반 협상뿐 아니라 아프간-탈레반 사이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탈레반은 ”미국 꼭두각시인 아프간 정부와 머리를 맞댈 수는 없다“며 협상을 일체 거부해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파키스탄의 ‘태도 변화’를 전적으로 믿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높다. 탈레반과 평화회담을 지원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파키스탄을 보는 시각에 큰 변화는 없다는 뜻이다. 미국은 지난해 초부터 테러리스트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안보 원조금을 중단해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파키스탄이 보여준 것은) 거짓과 기만밖에 없다“며 비판해왔다.

미국과 탈레반의 두 번째 평화회담은 이달 25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예정이다. 할릴자드 아프간 주재 미국특사는 8일 미국 워싱턴DC 미국평화연구소 강연에서 ”7월 아프간 대선 전까지 탈레반과 평화 협정이 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카이로=서동일특파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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