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에…한일갈등 ‘영토 전쟁’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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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4일 1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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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용기가 23일 독도 영공을 2차례 침범해 우리 공군이 전투기를 출격시켜 경고 사격을 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 사건이 한일 간의 영토 전쟁으로 번진 모양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동해 독도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는 A-50 조기경보통제기다.

A-50기는 총 2차례 7분간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이들은 오전 9시9분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가 9시12분 이탈했다. 이어 오전 9시33분에 독도 영공을 2차 침입해 우리 공군기가 다시 경고사격을 하자 9시37분에 영공을 이탈해 북상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는 9시9분 A-50기가 1차로 영공을 침범했을 때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발과 기총 80여발을 경고 사격했으며, 9시33분 두 번째 침범 때는 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발을 각각 경고 사격했다.

한국 영공에 다른 나라 군용기가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우리 군의 경고사격도 처음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후 이 상황을 문제 삼았다. A-50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했는데 한국군이 왜 전투기를 출격시켜 경고 사격을 하냐는 주장이다.

외신에 따르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의 영토”라며 “한국 측의 조치는 일본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항의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이번 영공 침범은 일본이 대응할 일”이라며 “한국이 나서는 것은 일본 정부의 입장과 상충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한국 군용기가 경고 사격을 실시한 것은 다케시마의 영유권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입장에 비추어 도저히 수용할 수 없고 매우 유감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했을 때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를 긴급 발진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에서 제3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식의 도발로 나온 것에는 독도가 한일 간의 영유권 분쟁 지역임을 대내외에 다시 각인시키면서 이를 국제 문제로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독도가 다케시마란 이름으로 시마네현에 편입 고시된 자국 행정구역이며, 한국이 불법점거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시마네현은 2006년부터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해 매년 기념 행사를 열고 있기도 하다.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등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로 한일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한 일본의 대응이 한일 간 영토 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일본이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했으나 이를 일축했다”며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한국 고유의 영토로서 일본 측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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