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얼굴 풍성했던 LG의 2019, 과제로 남은 ‘큰 무대’ 경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10일 22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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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키움이 10-5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경기 후 LG 선수들이 내년을 기약하는 현수막과 함께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키움이 10-5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경기 후 LG 선수들이 내년을 기약하는 현수막과 함께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유광점퍼의 시즌은 생각보다 빨리 저물었다. 비관적 전망을 뒤집고 쟁취해낸 LG 트윈스의 가을은 큰 이변 없이 끝이 났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받아든 성적표는 정직했다. 정규시즌 4위를 기록했던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NC 다이노스를 가볍게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준PO)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업셋’을 이루기엔 힘이 부족했다.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PO 4차전서 5-10으로 고개를 숙이면서 리버스 스윕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키움(7승9패)을 포함해 정규시즌 1~3위를 차지한 강팀들에게만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였던 LG의 한계였다.

변화의 조짐은 분명했다. 3년 만의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LG는 한결 단단해졌다.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경기력과 연이은 부상 악재로 2위에서 8위까지 떨어졌던 2018시즌의 실수는 반복하지 않았다. 시즌을 치르며 맞을 수 있는 연패의 위기는 4경기 안에서 끊어냈다. 4월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이형종을 이천웅(팀 내 최다 88득점)이 대체하며 주전 리드오프로 입지를 굳혔고, 7월 교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한 카를로스 페게로가 9월에만 리그 최다 6홈런, 24타점을 몰아치는 뒷심을 발휘하는 등 선수단이 유기적으로 움직인 결과였다.

마운드에서의 수확은 더욱 풍성했다. 프로 3년차 고우석이 35세이브(리그 2위)를 달성하며 특급 클로저로 거듭났고 신인 정우영(4승16홀드)은 데뷔 첫 해 만에 셋업맨 보직을 맡아 필승조에 안착했다. 후반기 23경기서 평균자책점 1.52로 3승9홀드를 올린 김대현까지 가세해 LG는 팀의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영건 필승조’를 완성했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리그 최고 0.985(64승1무1패) 승률을 달성한 LG의 뒷문은 늘 든든했다.

덕분에 동반 14승을 달성한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 13승으로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운 차우찬의 시너지도 빛을 발했다. 시즌을 앞두고 LG가 시즌 5강으로 분류될 수 없는 결정적 이유로 꼽혔던 빈약한 투수진은 가을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반전’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족한 경험이 LG의 발목을 잡았다. 중압감이 큰 가을 무대에서 팀을 지탱해줄 베테랑이 턱없이 부족했다. 4번 타자 김현수가 해결사 노릇을 해내지 못하면서 득점 생산에 애를 먹었고 최근 2~3년 사이 주축 타자로 떠오른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의 합작으로도 소용이 없었다. 1~3선발이 호투를 거듭했지만 가을야구가 처음이었던 고우석, 김대현, 정우영도 번갈아가며 고전했다.

LG는 6번째로 오른 준PO 무대에서 처음으로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팀의 신흥 전력들에게는 배움의 터전이었을 2019년의 가을, LG는 의미 있는 여정을 끝마쳤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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