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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항일-계몽운동의 상징 ‘삼일회관’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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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항일-계몽운동의 상징 ‘삼일회관’ 보존해야”

정재락 기자 입력 2019-09-17 03:00수정 2019-09-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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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기관 중심 보존운동 활발
대한민국 건국회 이왕사 울산시지부장이 울산삼일회관 현관에서 울산의 항일 계몽운동의 본산이었던 삼일회관 보존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울산의 항일·계몽운동의 상징인 울산 ‘삼일회관’. 올해로 건립된 지 100년이 되는 이 삼일회관이 도심 재개발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보존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15일 오후 찾은 울산 중구 성마을길(북정동) 삼일회관. 2021년 12월 개관 예정으로 건립공사가 진행 중인 울산시립미술관 부지 북쪽에 접해 있는 삼일회관은 입구가 잡목과 넝쿨에 덮여 있었다. 정문 오른쪽 시멘트 기둥에 걸려 있는 ‘三一會館’이라는 희미한 문패가 없었다면 폐건물로 오인할 정도였다.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마당과 건물 1층에는 폐자전거 수백 대가 있었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 수리를 위해 보관 중인 자전거다.

삼일회관은 1042m²의 터에 지상 2층 규모. 3·1운동 직전인 1918년 울산의 청년들이 활동할 공간으로 착공돼 이듬해인 1919년 5월 완공됐다. 1920년부터 울산에서 항일운동단체인 청년회가 면별로 구성되면서 이곳에서 창단식을 열었다. 외국으로 유학 간 자녀들이 방학 때 귀국보고회를 열며 계몽운동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이곳에서 항일의식을 고취시키는 야학이 열렸고, 1930년대에는 유치원도 개설됐다. 6·25전쟁으로 울산초등학교가 23육군병원 분실로 지정되면서 학생들이 이 건물에서 공부하기도 했으며, 울산의 극작가 1호인 고(故) 김태근 씨가 연출한 ‘혁명가의 후예’도 이곳에서 막을 올렸다.

1971년에는 건물 훼손이 심해 당시 울산읍장이던 고기업 씨가 성금을 내놓고 시민들이 시멘트와 모래 등을 기부해 대대적인 보수를 거쳤다. 당시까지 ‘청년회관’이었던 건물도 이때부터 ‘삼일회관’으로 불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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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건물이 위치한 부지는 기획재정부 소유의 국유지다. 건물은 소유자가 없는 상태. 이 때문에 건물 바깥은 물론 내부에도 페인트가 벗겨지고 콘크리트 계단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이 건물에는 현재 울산향토문화연구회와 사단법인 대한민국건국회 울산시지부, 그리고 자전거 수리·기부를 위한 사회적 기업 등이 입주해 있다.

울산 중구 북정동 삼일회관. 올해로 건립 100년이 되는 삼일회관은 울산의 항일 계몽운동의 본산이었으나 울산 중구 재개발사업으로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문제는 이 건물이 언제 헐릴지 모를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현재 건물 철거가 진행 중인 중구 B-04지구 재개발사업 부지에 삼일회관도 포함돼 있다. 삼일회관 부지는 도로 개설 예정지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왕사 건국회 울산시지부장(76)은 “울산의 근대유물이 개발에 밀려 거의 자취를 감춘 마당에 항일운동의 상징이었던 삼일회관마저 철거된다면 울산의 정신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보존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건국회와 울산향토문화연구회 등은 ‘삼일회관 존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10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에서 “울산의 정신적 문화유산인 옛 울산역과 옛 울산시청 등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한 울산시의 행정이 안타깝다”며 “남은 삼일회관을 지키는 것은 후손에 대한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삼일회관 존치를 위한 시민 서명을 받아 송철호 울산시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보존 가능 여부부터 파악한 뒤 기재부, 재건축사업자 등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항일운동#삼일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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