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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해협 횡단/2월26일]“라브렌티야 기상 악화… 출발 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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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해협 횡단/2월26일]“라브렌티야 기상 악화… 출발 또 취소”

입력 2007-02-26 15:16수정 2009-09-2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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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부산하다. 19일 아나디리에 도착한 지 벌써 8일째. 2,3일만 묶을 예정이었던 것이 러시아 휴일이 겹친데다가 러시아 당국에서 갑작스럽게 서류미비를 들어 이를 보완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아침 7시 기상해 그동안 지내던 기숙사를 말끔히 청소하고 택시 2대와 트럭1대로 3명의 원정 운행대원을 포함, 현지 베이스캠프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영선 대원 등 4명의 대원과 취재진 등 총 10명이 아나디리 공항으로 출발했다. 10시 출발 예정인 전세기. 그러나 11시가 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다.

혹시 날씨 탓일까? 너무나 화창하고 굴뚝의 연기도 곧바로 올라간다.

하지만 또다시 뜻하지 않은 일이 터졌다. 도착지인 라브렌티야의 기상이 좋지 않아 전격 취소된 것.

암울한 소식에 박영석 대장이 소스라치게 놀란다. 이미 식재료는 물론 침낭 등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포함한 짐들이 비행기에 실린 상태. 그동안 지냈던 기숙사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대원들은 공항 부속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말이 호텔이지 큰 홀 같은 곳에 덩그러니 침대만 14개가 놓여있다. 전기를 쓸 수 있는 플러그도 단 2개 뿐이고 텔리비젼이나 냉장고는 없다. 화장실도 공동사용.

허탈감에 빠진 박대장은 감기기운까지 겹쳐 호텔에 여장을 풀자마자 곯아떨어 졌다.

기다림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아직 그렇지 못하다. 다른 어떤 곳보다도 베링해협은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지체하게 되면 얼음이 더 많이 녹아 실패로 귀결된다. 이점이 두려운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호텔 매점에서 한국산 도시락 컵라면을 발견했다는 것. 대원들은 마치 고향 친구를 만난 것 처럼 플라스틱 라면 그룻을 들고 어린 아이들처럼 좋아한다.

호텔 밖은 어디로 가는지 연달아 뜨는 러시아제 대형 헬리콥터 소리로 시끄럽 다.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떠나야 되는데 맘대로 안되니 참 답답하다.

미국 쪽 베이스캠프 구축을 책임진 최미선 대원은 오늘 베이스캠프지인 놈(Nome)에 도착했다고 연락을 줬다. 같은 위도인데 미국은 이토록 쉽게 들어갈 수 있고 러시아는 힘겨운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아나디리 (러시아)=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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