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레슬링]세계메친 작은거인 심권호

  • 입력 2000년 9월 26일 18시 28분


심권호의 ‘비장의 무기’가 빛을 발했다.

결승을 위해 예선이나 준결승에서 사용하지 않고 숨겨뒀던 그만의 기술이었다. 이름하여 ‘목팔끼어 돌리기’. 이 기술은 상대의 머리와 팔을 다잡아 최대한 다리쪽으로 붙여 조인 후 45도 각도로 뒤로 메치는 것. 레슬링 공격용어에도 없는 기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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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권호선수 집 표정

처음부터 거세게 리바스를 밀어 붙인 심권호는 1분20초만에 회심의 패시브를 획득, 파테르 공격에 나섰다. 먼저 옆굴리기로 2점을 따낸 심권호는 이 순간 여태까지 아껴두었던 회심의 공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상대가 옆굴리기를 당한 후 곧바로 연속 옆굴리기 대비에 들어간 것을 알고 목과 팔을 끼어 돌리는 허를 찌르는 기술로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한 것.

경기시작 1분39초부터 22초 동안에 이 기술을 3회나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단숨에 6점을 보태며 승리를 확정했다. 눈깜짝할 사이에 승부는 갈렸다.

심권호가 돋보인 것은 수비. 수세에 몰린 리바스는 후반 적극 공세에 나서 4분3초에 파테르를 얻어냈으나 심권호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집중 대비한 ‘낙지 같은’ 파테르 수비에 말려, 허리안으로 손 한번 넣어보지 못했다.

심권호는 경기종료 29초전 다시 파테르를 당했으나 노련한 수비로 리바스의 공격을 원천봉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심권호는 이 기술로 국제레슬링연맹 체급조정으로 폐지된 48kg급에 이어 54kg급에서도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아경기를 모두 석권해 경량급 세계 최강자의 위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시드니〓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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