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알쏭달쏭 화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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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화소(위 사진)와 200만 화소의 사진을 같은 비율로 확대한 모습.
30만 화소(위 사진)와 200만 화소의 사진을 같은 비율로 확대한 모습.
박경모 전문기자
박경모 전문기자
세계 최초의 카메라폰은 1999년 일본 교세라가 내놓은 2인치 LCD 컬러 화면의 VP-200이다. 사진 20장을 저장하고 통화하면서 사진을 보낼 수 있었다. 2000년 삼성애니콜 SCH-V200은 세계 최초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카메라폰이었다. 35만 화소 사진 20장을 촬영할 수 있었다. 카메라폰 화소는 2003년 130만 화소로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해 5년 만에 800만 화소를 넘어섰다. 2014년 갤럭시S5는 16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화소만 보면 기자들이 쓰는 최고급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큰 차이가 없다. 많은 사람이 카메라 화소가 많을수록 화질이 좋다고 생각한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화소 수를 앞세워 성능을 홍보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무한정 화소를 늘린다고 사진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화소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이미지로 구성하는 최소 단위다. 화소가 많을수록 사진을 확대했을 때 원형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맞다. 사진을 더 크게 뽑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화소 말고도 빛을 받아들이는 렌즈 성능,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이미지프로세서, 이미지의 품질을 높이는 소프트웨어 등도 화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 중 화질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이미지센서다.

1300만 화소란 1300만 번의 세밀한 붓 터치로 그린 그림이란 의미다. 이미지센서는 도화지의 크기와 선명도로 볼 수 있다. 아날로그 카메라의 필름과 같다. 무작정 화소만 많이 늘리면 어떻게 되나. 작은 도화지에 과도하게 물감을 칠했을 때처럼 번지게 된다.

200만 화소면 5×7인치, 500만 화소면 8×10인치 정도의 사진으로 인화할 수 있다. 300만 화소 이상이라면 일반 모니터로는 차이를 알 수 없다. 카톡으로 보내고 블로그에 올리고 파워포인트로 만드는 데도 충분하다. 800만 화소면 A3 크기로 인화해도 사진이 깨지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폰카의 성능을 판단할 때 화소보다 어두운 실내에서 얼마나 선명하게 찍히는지를 본다. 폰카는 빛을 받아들이는 렌즈가 작다. 어두운 곳에서 작은 렌즈로 찍으면 빛의 양이 부족해 좋은 사진을 얻기가 힘들다.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 찍어 보고 평가한다.

삼성전자가 16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S6 제품을 선보이며 애플 아이폰6와 같은 조건으로 밤에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카메라 성능이 좋다는 800만 화소의 아이폰6를 넘어섰다는 선언이다. 승패는 머잖아 시장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화소#렌즈 성능#이미지프로세서#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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