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자전거 특별시’ 창원시민 지구 177바퀴 누볐다

  • 입력 2009년 10월 14일 0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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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누비자’ 도입 후 11개월새 707만km 달려
하루 50대 파손 문제점도

‘자전거로 지구 177바퀴.’

누가 이런 대기록을 세웠을까. ‘자전거 특별시’를 지향하는 경남 창원시민 3만6000여 명이 자전거로 11개월간 달린 거리를 합산한 것이다. 창원시 공영자전거인 ‘누비자(NUBIJA·누비다와 자전거 합성어)’가 도입 1년 만에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전시성 시책으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던 우려도 씻었다.

○ 700만 km 달렸다

창원시가 누비자를 도입한 것은 지난해 10월 22일. 지난해 말 3546명이던 가입회원 수는 올 5월 말 1만851명으로 늘었다. 8월 말 3만3172명에서 9월 말에는 3만6820명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122명이 새로 가입한다. 회원은 남성이 1만7282명(46.9%), 여성이 1만9538명(53.1%)으로 여성이 약간 많았다.

이용횟수는 9월 말까지 모두 105만7016회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이용이 241회에 불과했으나 올봄에는 하루 3600회, 여름에는 9500회, 9월에는 8000회에 이르렀다. 5월 초 이명박 대통령과 장관, 시장, 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원에서 열린 자전거 축제도 자전거 붐 조성에 한몫했다.

운행거리는 총 707만6988km였다. 누비자 평균 주행속도를 시속 15km로 잡고 환산한 거리다. 자전거 이용으로 거둔 에너지 절감효과는 10억6100만 원, 이산화탄소 감축은 1486t이었다. 창원시 하승우 자전거정책보좌관은 “내년 초에는 이용횟수 200만 회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내 것처럼 아껴야

이용자 증가와 함께 누비자 고장도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하루 50대를 웃돌 정도. 고장 수리에 필요한 부품 값만 하루 30만 원 선이다. 창원시 서정국 자전거정책담당은 “초보자들이 연습용으로 누비자를 타면서 못쓰게 만들기도 한다”며 “회원이 아닌 사람이 카드를 빌려 타면서 고장을 많이 내 회원 관리를 철저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누비자 바르게 타기 캠페인’을 펴고 누비자 이용약관을 어기면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고 있다. 자전거 여러 대를 일부러 파손한 2건에 대해서는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박완수 시장은 누비자 터미널 구축과 자전거 구입을 위해 40억 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해 9월 전국 처음으로 가입했던 자전거 상해보험은 내년 9월 21일까지 연장했다. 자전거를 타다 부상을 입거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면 최고 2900만 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하고 벌금도 내준다.

창원시는 누비자 터미널 101곳을 2012년까지 300곳으로, 누비자를 1230대에서 5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시민 김모 씨(46)는 “누비자 구조와 성능을 개량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도 좀 더 안전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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