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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도 한국 스타일에 깜짝… 터키 사로잡은 ‘K-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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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도 한국 스타일에 깜짝… 터키 사로잡은 ‘K-마켓’

김창덕기자 입력 2014-11-13 03:00수정 2015-01-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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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글로벌 戰場을 가다]<9> 오픈마켓 영토 넓히는 SK플래닛
도우쉬플래닛이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 누마라온비르의 상징 숫자 ‘11’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11월 11일(현지 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한 고객 초청 행사에서 한국 비보이들이 멋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 행사에는 모두 5000명 이상의 고객이 참석했다. 도우쉬플래닛 제공
“지난해 3월 론칭한 누마라온비르(터키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 ‘n11.com’의 약칭)가 이렇게 빨리 1위에 오를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톨가 코카칼라이 도우쉬플래닛 최고재무책임자·CFO)

“터키 오픈마켓 1, 2위였던 헵시부라다와 이베이터키 모두 누마라온비르가 얼마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그 회사들이 지금은 누마라온비르의 마케팅 전략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카드리 외즈달 도우쉬플래닛 최고영업책임자·CMO)

3일 오전 터키 이스탄불 마슬라크의 이스탄불공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5개 공대 중 하나인 이 학교의 한 건물에는 SK플래닛과 터키 도우쉬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온라인 상거래회사인 도우쉬플래닛 본사가 있다. 도우쉬플래닛 본사 곳곳에는 숫자 ‘11’이 표시돼 있었다. 숫자와 11을 뜻하는 터키어의 합성어인 누마라온비르를 상징한다. 누마라온비르는 SK플래닛의 ‘11번가’를 터키 시장에 최적화한 오픈마켓 서비스.


누마라온비르는 9월 월 거래액 300억 원에 도달하면서 터키에서 처음 1위를 달성했다. 지난달에는 월 거래액 400억 원으로 2위와의 격차를 30% 이상 벌리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설립 뒤 1년 반 만에 명실상부한 터키 최대의 오픈마켓이 된 것이다. 누마라온비르의 성공은 정보기술(IT) 한류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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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가 성공모델 도입해 승승장구

누마라온비르의 기록적인 성장은 11번가의 성공 노하우를 완벽하게 구현해 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08년 론칭해 국내 2위 오픈마켓으로 성장한 11번가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들이 터키 내 경쟁자들을 이겨낸 강력한 무기가 됐다.

대표적인 것이 쿠폰이다. 외즈달 이사는 “11번가의 여러 서비스 중 터키엔 없던 쿠폰 시스템이 가장 매력적”이라며 “다만 터키는 기업의 공식 대리점과 개인 유통업체들의 상품 가격이 저마다 달라 쿠폰 발급 시점과 방식, 금액을 매우 다양하게 만들어 제공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5년째 시장 1위를 지키던 현지 업체 헵시부라다는 물론이고 미국 본사의 막강한 자본을 등에 업은 2위 이베이터키의 고객들이 누마라온비르로 빠르게 흡수됐다. 쿠폰이 발생되니 물건값이 다소 비싸도 소비자들은 구매를 주저하지 않았고, 쿠폰을 쓰기 위한 재구매도 폭증했다.

한국형 셀러(판매상) 관리 모델도 빛을 발했다. 셀러들에게 홈페이지 만들기, 상품 사진 찍기, 고객 응대 노하우 등 모든 것을 가르쳐 준 것이다. 이를 위해 앙카라, 이즈미르, 안탈리아, 디야르바키르 등 4개 도시에 지역사무소까지 세웠다. 내년 1분기(1∼3월)에는 지역사무소가 8곳으로 늘어난다. 이기호 도우쉬플래닛 영업전략 디렉터는 “누마라온비르의 가장 큰 차별점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셀러도 우리의 고객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시작 당시 1500개였던 셀러가 지금은 12배인 1만8000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물론 고객과 마찰이 발생한 셀러들에 대해서는 단계별로 경고→일시 영업 중단→퇴출의 조치를 취하는 등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외즈달 이사는 “누마라온비르를 통해 물건을 팔려면 투명한 거래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 셀러들 사이에 이미 각인됐다”고 전했다.

○ 셀러들의 메카 이스탄불 스튜디오

도우쉬플래닛의 이스탄불 스튜디오에 소속된 전문 사진작가가 3일 누마라온비르에 입점한 셀러의 의류상품을 촬영하고 있다.
도우쉬플래닛 본사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이스탄불 스튜디오는 오직 셀러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스튜디오에는 사진작가, 스타일리스트, 세트 담당 직원 등 모두 11명이 상주하고 있다. 셀러들은 예약만 하면 상품 사진을 무료로 촬영할 수 있다. 심지어 전문 모델 섭외 비용까지 도우쉬플래닛이 지불한다. 이날도 패션상품 셀러 2곳이 키 180cm 이상의 늘씬한 여성 모델들과 함께 의류 사진 찍기에 한창이었다. 수발 오토모티브의 수아트 알루프 사장도 1주일 전 자동차 부품 사진들을 이곳에서 찍었다고 했다. 그는 “이베이에만 입점했다가 1년 전 누마라온비르 셀러로도 등록했다”며 “누마라온비르는 셀러들에게 훨씬 친밀할 뿐 아니라 매출액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튜디오 지원을 담당하는 메르베 유르다쿨 도우쉬플래닛 매니저는 “2개 공간으로 나뉜 스튜디오에선 하루 평균 셀러 4곳이 400여 개 상품을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 SK와 도우쉬가 빚어낸 시너지


도우쉬플래닛 설립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페리트 샤헨크 도우쉬그룹 회장이 2011년 국제포럼 등에서 만나 인연을 쌓으면서 시작됐다. 온라인 상거래 사업 진출을 꿈꾸던 도우쉬그룹은 SK텔레콤과 SK플래닛 등 IT 업체들을 보유한 SK그룹과의 협력을 원했다. 11번가의 해외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던 SK그룹으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서진우 SK플래닛 사장과 휘스뉘 야칸 도우쉬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012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최 회장과 샤헨크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터넷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곤 5개월 후 도우쉬플래닛이 설립됐다.

코카칼라이 이사는 “누마라온비르의 성공 요인은 높은 수준의 IT를 갖춘 SK와 은행, 건설, 호텔, 방송 사업 등으로 현지에서 신뢰를 쌓은 도우쉬가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가 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누마라온비르가 성공하면서 11번가의 영토 확장이 가속화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인도네시아 2위 이동통신사 엑스엘 악시아타와 합작해 올해 3월 ‘일레브니아’(영어로 숫자 11을 뜻하는 ‘일레븐’과 세계를 뜻하는 인도네시아어 ‘두니아’의 합성어) 서비스를 론칭했다. 또 이달 초에는 말레이시아 1위 이통사 셀콤 악시아타와 합작사 ‘셀콤 플래닛’이 설립돼 서비스 준비에 들어갔다.

이스탄불=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이베이#오픈마켓#SK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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