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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장을 움직이는가]송병준 게임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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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장을 움직이는가]송병준 게임빌 대표

동아일보입력 2009-10-24 03:00수정 2009-10-2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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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게임 다운로드 50만건 ‘만루홈런’

美 경제지 ‘亞 젊은 사업가’ 선정
야구 이어 ‘원 터치 축구’ 개발 중
설립 9년 만에 코스닥에 상장시킨 모바일 게임업체 ‘게임빌’의 송병준 대표. 최근 그가 내놓은 야구게임 ‘2010 프로야구’는 한 달도 안 돼 다운로드 50만 건을 돌파했다.
원대연 기자
최근 모바일 게임시장의 성장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200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규모는 3050억 원. 이는 2007년보다 21% 성장한 수치로, 전체 게임분야 중에서 매출이 가장 크게 늘어난 분야로 꼽혔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5.4%. 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 2011년까지 연평균 15∼20%의 성장세를 보이며 약 5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는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등 최근 각광을 받기 시작한 온라인 오픈마켓의 영향도 한몫한다.

모바일 게임시장 중심에는 ‘게임빌’이 있다.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영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게임빌은 설립 9년 만인 올 7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모바일 게임 업계로서는 ‘컴투스’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0억 원을 돌파하며 모바일 게임 업계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공개한 야구게임 ‘2010프로야구’는 26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50만 건을 넘어섰다. 연이은 성과에 회사 분위기는 어떨까.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게임빌을 찾아 송병준 대표(33)를 만났다.

○ 재미난 게임요? 가장 단순한 게임이죠


“증시 상장은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 되는 중요한 통과의례라고 생각하는데, 성인식을 치른 후 뭔가 잘되는 분위기가 생겨나 뿌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사업도 육아와 비슷한 것 같아요. 두 살, 다섯 살 꼬마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두 자녀가 말을 배우고 조금씩 커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 뭉클해지죠. 숙원이던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후 영업이익 1위, ‘2010프로야구’ 50만 다운로드 돌파 등 무엇인가 무르익어 간다는 것이 감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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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을 묻자 단순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게임을 만들겠다는 일념. 그 생각은 9년 전인 2000년 그가 게임빌을 세울 때 가슴에 품었던 목표이기도 하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재학 시절 송 대표는 벤처창업동아리 초대 회장을 맡았고, 그 경험을 살려 졸업 후 벤처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그는 무선호출기(삐삐), 시티폰, 개인휴대통신(PCS)으로 넘어가는 변화무쌍한 통신시장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하지만 사업 내용은 특이하게도 휴대전화 게임이었다. 작은 흑백 화면이 전부였던 PCS 휴대전화 시절이었으니, 부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동네 오락실에서 즐기던 쉽고 간단한 아케이드 게임을 휴대전화로 즐긴다면?’ 상상해 보니 왠지 어울릴 것 같았죠. 마침 온라인 게임이 갈수록 ‘대작’화 되고 있던 터라, 단순한 게임은 모바일에 밀어 넣자는 생각을 떠올린 거죠.”

조악한 그래픽, 삑삑 울리는 게임 사운드 등 열악한 조건을 뒤로 한 채 송 대표는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을 쏟아냈다. 한 손으로 야구 게임을 즐긴다는 콘셉트로 만든 ‘프로야구’ 시리즈부터 화면을 돌리며 게임 속 공간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주인공을 움직이는 게임 ‘놈’, 터치스크린 휴대전화에 맞게 화면을 누르며 즐기는 ‘문질러’ 등이 대표적인 것. 하지만 이후 송 대표는 시나리오 분량만 A4용지 400장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롤플레잉게임(RPG) ‘제노니아 2’나 3차원 입체감을 살린 축구게임 ‘위너스 사커’ 등 다양한 장르로 눈을 돌리고 있다.

○ 한눈팔지 않고 모바일 게임만

게임의 인기와 함께 송 대표가 주목받은 것은 2007년부터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발표한 ‘아시아 최고 젊은 사업가 25인’에 그가 선정된 후부터였다. 당시 비즈니스위크는 송 대표를 두고 “국내외를 넘나들며 휴대전화에 적합한 창작 게임들을 선보여 업계를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게임빌은 현재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2분기 때 이 회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성장한 5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번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송 대표의 대답은 “초초함은 없다”라는 말이 전부. 자신감의 배경이 궁금했다.

“예나 지금이나 모바일 게임 업체로서 모바일 업계 세계 최고가 되는 게 목표예요. 온라인 게임을 비롯한 다른 사업에는 손대지 않으려 합니다. 최근에 휴대전화 플랫폼 연구만 하는 ‘지엑스 라이브러리’라는 사내(社內) 연구개발 부서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죠.”

다른 사업에 손대지 않는 대신 그가 관심을 가진 분야는 해외 시장 개척이다. 이미 2006년 3월부터 송 대표는 미국 현지 법인을 세워 한국 개발사로서는 유일하게 미국 대형 이동통신사인 ‘AT&T’에 직접 게임을 공급하고 있다. 또 오픈마켓을 겨냥해 올해 상반기부터 애플 앱스토어에 ‘2009프로야구’와 ‘제노니아’를 내놨고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는 5개,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 앱 월드에 6개를 각각 내놨다. 현재 그는 프로야구 시리즈에 이어 한 손으로 즐기는 ‘원 터치 축구’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이면 어느덧 회사 설립 10주년. 기념이라도 할 만한 계획이 있는지 물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근심뿐이었다.

“모바일 게임이 더는 부가서비스가 아니라 휴대전화 내 ‘주인공’으로 키우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한눈팔지 않고 밤낮으로 휴대전화 연구하며 새로운 게임을 내놓는 것뿐이죠. 두 자녀를 기르는 것처럼 그렇게 계속 성장시켜 나가야죠.”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송병준 대표는…


―1996년 서울대 벤처창업동아리 초대 회장
―1998년 서울대 전기공학부 졸업
―2000년 게임빌 설립
―2001년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 초대 회장
―2007년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의
‘아시아 최고의 젊은 사업가 25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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