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소장의 즐거운 인생2막]자녀사교육비 과다지출…

  • 입력 2009년 9월 2일 02시 58분


코멘트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죠

최근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가 55세 이상 퇴직자 500명을 대상으로 퇴직자의 생활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61%는 충분한 준비 없이 퇴직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은퇴 준비를 못한 이유로는 자녀교육비 때문이라는 응답이 5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의 많은 퇴직자가 과다한 자녀 교육비 지출로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현실이 조사 결과에서 그대로 나타난 것이죠.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가정에서 교육비 지출을 줄이지 않고서는 노후를 대비한 저축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은 자녀 교육비와 노후자금 마련 문제입니다.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로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사교육비로 쓰는 것이 과연 아이들의 장래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무리하게 사교육을 시켜서라도 자녀가 일류 대학에만 들어가면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고 정년까지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는 데 별 문제가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게다가 ‘사(士)’자가 붙는 시험까지 합격한다면 자녀의 장래는 그야말로 탄탄대로였습니다. 분에 넘치는 사교육비를 들인다 해도 그만큼 ‘본전’을 뽑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평생직장의 시대는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사’자가 붙는 시험에 합격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평론가 이어령 교수는 이런 상황을 “이제는 일반 직장인들도 자영업자와 같은 자세로 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고 표현합니다. 학창시절에 학교 공부에 다소 흥미가 없었다 하더라도 창의력, 희생정신, 도전정신, 문제해결 능력을 가진 인재가 인정을 받는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자녀교육 또한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꿔가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단순히 시험만 잘 보게 하는 교육보다는 인문학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혀서 상상력을 길러주고 자기계발을 해 나갈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이웃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몸에 익히도록 하는 교육도 중요해졌습니다. 돈으로 해결하는 교육보다는 부모의 정성과 지혜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방향으로 자녀교육 방법을 바꿔 나간다면 자녀의 장래를 위해서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과다한 사교육비를 줄여 자신들의 노후자금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강창희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