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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일자리 찾기]<1>난 이렇게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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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일자리 찾기]<1>난 이렇게 뚫었다

입력 2005-01-05 18:13수정 2009-10-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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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는 구조조정 칼바람이 멈추지 않고 월급 인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데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는 늘어만 가고….’ 안팎으로 시달리는 남편들을 위해 취업 전선에 나서는 주부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젊은 대학 졸업생들도 일자리가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어서 주부 취업의 벽은 현실적으로 아주 높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기에는 한국의 경제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본보는 이러한 주부들의 ‘소망 성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취업 가능한 분야와 직업, 실천전략 등을 6회에 걸쳐 소개한다.》

‘살림만 해왔는데 이제 와서 뭘 할 수 있겠어….’

주부 한희순 씨(47)는 꽤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뒷바라지에 들어가는 돈은 점점 늘어났다. 남편의 사업도 불안해졌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한 씨는 한 여성센터의 출장요리사 과정을 수강하고 조리사자격증을 딴 뒤 2003년 일을 시작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자신감이 붙었다. 지금은 주변의 인맥 등을 활용해 짭짤한 수입을 올릴 정도로 ‘출장요리사’로서 관록이 쌓였다.

중년의 나이, 부족한 업무경험, 자녀 양육의 부담, 그리고 사회생활 공백기에서 오는 위축감. 가사활동만 하던 여성이 이런 걸림돌을 넘어 일자리를 얻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사회생활에 안착해 ‘제2의 인생설계’에 성공한 주부도 많다. 이들의 성공기 뒤에는 나름의 전략과 노하우가 숨어 있다.

▽“우리는 이렇게 성공했다”=취업 혹은 창업에 성공한 주부들은 묵혀있던 재능을 잘 살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벤트 진행자로 활동하는 이유경 씨(41)는 우연한 기회에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직업으로 연결시킨 케이스.

이 씨는 9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다 쌍둥이를 낳으면서 회사를 그만뒀다. 2002년 중순 후배 아이 돌잔치에서 사회를 맡게 된 이 씨는 귀여운 캐릭터 복장을 입고 행사를 진행했다. 이색적인 진행방식에 대한 주변의 호응은 뜨거웠다. 이 씨는 이를 계기로 ‘돌잔치 전문 캐릭터 진행자 찬이송이맘’이라는 예명을 만들었다. 파티문화가 퍼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섭외를 요청하는 사람이 늘었다. 파티플래너로 영역을 넓히고 인터넷을 이용해 홍보를 한 결과 앞으로 6개월까지 예약이 찼다. 한 달에 300만 원을 거뜬히 벌어들이고 있다.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주부 재취업과 관련된 전문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종로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패션CAD 과정’을 열었다. 이 과정을 마치면 컴퓨터를 활용한 전문 의상 디자인의 기초를 닦을 수 있다. 340시간 과정으로 진행되며 수강료의 80%는 정부에서 지원된다. 사진 제공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

꾸준한 인맥관리도 한 가지 비결.

작년 10월 동아홈스쿨 재택교사 일을 시작한 박남경 씨(35)는 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한테서 일거리를 소개받았다. 결혼 전 출판사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와 계속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던 덕분이었다. 재취업으로 과거 7년간 영어교재 개발업무를 맡았던 경험도 살릴 수 있게 됐다.

저임금 일자리에서 시작한 뒤 경험을 쌓아 창업에 나선 경우도 있다.

박금남 씨(46)는 지난해 4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맛나반찬’ 가게를 열었다. 한 식당의 주방에서 일해 오던 중 “손맛을 살려보라”는 주변의 권유로 반찬사업을 시작한 것. 초기 투자금은 여성경제인협회의 창업자금 지원을 받아 해결했다. 단골손님을 확보한 덕에 인근 주민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꽃집을 하는 이희경 씨(45)는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발품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창업자금이 500만 원도 안 됐던 이씨는 보증금이 없는 건물 3층의 사무실 구석을 빌렸다. 꽃을 팔기에는 ‘최악의 길목’이었지만 직접 길거리로 나가 손님을 끌어왔다.

‘주름지꽃’이라는 아이템도 추가했다. 생화만 팔아서는 수익이 낮다고 생각해 조화와 말린꽃을 이용한 장식품을 내놓은 것. 직접 손으로 만든 인테리어 소품이라는 점을 강조해 매출을 크게 올렸다.

▽주부 취업의 ‘슬픈 현실’ 타파에 도전=취업전문가들은 경기불황 속에서 주부 구직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취업포털 잡링크의 작년 10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재취업을 하려고 등록한 기혼 여성구직자는 3만1370명으로 2003년 2만1295명보다 47%나 늘었다.

문제는 이들의 활동을 지원해 줄 사회적,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 여성 관련 기관의 창업 관련 강좌나 창업자금 지원사업, 여성보육센터 등은 수요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주부 구직자들의 취업성공률은 20% 내외에 머물고 있다.

여성부 인력개발 주부취업 담당 김광윤 사무관은 “평범한 주부들의 취업은 대부분 보수도 낮고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라며 “일자리 자체가 감소하는 상황이라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주부 취업을 위한 기관 (자료:여성부)
기관내용연락처비고
여성인력개발센터출장요리사, 파티플래너, 전산세무회계, 전문비서양성 과정 등02-3703-2547전국 51개 센터(서울 15개), 직업훈련 및 취업안내
소상공인지원센터 여성을 대상으로 ‘여성기술인력창업자금’ 최고 1억 원 지원1588-5302여성인력개발센터 등에서 직업교육을 72시간 이상 수료 또는 국가가 인정하는 기술이나 자격증을 소지한 여성 등을 대상
위민넷퀼트, 스텐실, 네일아트 등 women-net.net여성부 제공 여성 포털사이트, 취업강좌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쇼핑호스트 된 이태진 씨▼

“주부는 대학 졸업생보다 더 열정적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지난해 9월 케이블TV 농수산홈쇼핑에 입사한 이태진 씨(36·사진)는 홈쇼핑 방송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쇼핑 호스트’다. 쇼핑 호스트가 되기 전 이 씨는 여행사에서 일본어 관광 가이드로 일했다. 하지만 2000년 딸을 낳고 난 뒤 어린 딸을 보살피는 재미에 푹 빠져 출산과 함께 일을 그만뒀다.

2003년 3월 딸이 세 돌을 맞아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이 씨도 조금씩 여유를 찾았다. 하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3년 이상 집에서 아이를 돌보던 이 씨를 받아 줄 직장은 거의 없었다.

이 씨는 “막상 주부가 되고 보니 대학을 막 졸업했을 때처럼 절실하게 일자리가 필요한 게 아니어서 구직 활동을 포기하려는 유혹에 사로잡히곤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함께 취업을 준비하던 주부 중 상당수는 힘든 취업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구직 활동을 단념했다.

이 씨는 그런 모습에 오히려 마음을 다잡았다. 출산 후 사회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했다.

쇼핑 호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이 씨는 “제2의 인생으로 가는 열차표”라며 “관광 가이드 경험은 대중 앞에서 사물을 설명하는 능력을 길러 줬고, 대학 때 연극동아리 배우로 활동해서 무대 공포증도 없었다”고 말했다. 딱 맞는 직업을 발견한 셈이었다.

일단 방향을 정한 뒤 지상파 방송국에서 운영하는 방송 아카데미의 쇼핑 호스트 과정을 3개월씩 두 차례나 수강했다. 젊은이들과 경쟁하려면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결국 이 씨는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과 겨뤄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고령’ 신입사원이 됐다. 그는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여성들에게 “스스로 나이를 잊은 채 대졸 구직자보다 더 열의에 불타 취업에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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