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POLL] 원화절상 전망 흔들려, 환율추가상승 우려감 부상

  • 입력 2000년 9월 17일 15시 11분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라는 대형 악재가 터짐에 따라 연내 1100원선 붕괴를 당연시하던 중장기 전망이 사라지고 환율상승세가 고착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환율급등세가 지난 4일 1100원선 붕괴 무산의 반작용에 외국인의 주식순매도행진에 따른 단기 현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예상치 못했던 포드 충격으로 인해 중장기 환율전망을 변경하는 딜러들이 속출하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대우차 매각 불발이 향후 유입 예정된 대규모 공급물량의 소멸에 그친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나 구조조정 지연으로 해석되면서 외국인의 對한국 시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질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가뜩이나 매수기반이 취약한 주식시장에 외국인의 주식순매도행진이 길어지거나 매도규모를 확대할 경우 주식시장이 붕괴되면서 송금수요가 확대될수 있으며, 중장기 환율전망이 달러상승쪽으로 기울게 되면 한국투자자금에 대한 본격적인 헤지매수세가 시작되면서 수년간 이어지던 공급우위 수급이 수요우위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것이다.

도이치은행 신용석 부지점장은 “아직은 외국인의 대규모 헤지 징후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으나 또 뭐가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고유가 및 포드 충격이 잊혀지고 월말네고장세가 닥치면 환율이 다시 하향안정세로 돌아설수 있지만 외국인 주식순매도행진이 일단 종료되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이칠성과장은 “외국인 주식매도가 심상치 않다”면서 “급등에 대한 조정이 있겠지만 1130∼1140원까지 상승할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배진수과장도 “지난 2월과 5월 1140원대로 상승했을 당시에는 환율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절대적으로 우세했으나 이번에는 그때와 상황이 사뭇 다르다”면서 “외국인이 주식순매수 전환시 역외세력들이 매도공세를 펼칠 것이고 외환당국도 환율급등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급등세는 제한될 것이나 이제부터는 환율하락시 저가수요가 밀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JP모건의 유창범차장은 “주식시장이 더 이상 나빠질수 없을만큼 하락했고 외국인 주식순매도도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반전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분위기는 달러강세로 돌아섰지만 한동안은 공급우위 수급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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