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잔혹한 ‘타인은 지옥이다’…15세 관람가 맞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25일 06시 57분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OCN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OCN
살인 묘사에 인육 연상 장면까지
“잔인한 장면에 작품 의도 가려져”


“너무 섬뜩해서 끝까지 다 보지도 못했어요.”

회사원 김지은 씨(30)는 방영 중인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를 보다 깜짝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말했다. 살인, 폭력 등 묘사에 “드라마가 이래도 되나” 싶었다. ‘인육’을 의심케 하는 장면까지 등장하자 김 씨는 “웹툰 원작이 유명해 기대했는데 잔혹함의 수위가 점점 높아져 계속 봐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타인은 지옥이다’의 잔혹한 표현에 의문을 던지는 시청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살인마들이 사는 한 고시원에 들어간 청년이 겪는 기이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는 희생자의 치아를 뽑는 모습, 인육을 암시하는 장면 등 표현 수위로 인해 “15세 관람가가 적절한가”라는 질문까지 받고 있다.

실제 방송통신심의위에도 관련 민원이 연이어 접수됐다. 방송통신심의위 전문편성채널팀 한상 차장은 “잔혹함을 문제 삼은 민원이 잇따라 심의 검토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OCN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극중 고기는 인육이 아닌 설정이며 주인공 임시완의 불안함을 자극하기 위한 장치로 봐 달라”고 해명했다. 이어 “극중 기괴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지옥 같은 현실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 기획의도를 살리면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라 전제하면서도 지나친 잔인함은 드라마의 핵심 주제를 흩트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장르드라마의 특성을 고려해도 시청자가 불편함을 느낄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도 “잔인한 표현이 자아낸 충격 때문에 잔혹한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가려졌다”며 “균형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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