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드라마에 시한부 ‘재 뿌리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27일 06시 57분


사진출처|KBS 2TV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 화면 캡처
사진출처|KBS 2TV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방송 화면 캡처
‘세제예딸’ 김해숙, 폐암 말기 선고
개연성 없는 전개…시청자들 불만

KBS 2TV 주말드라마가 또다시 시한부 소재를 꺼내 들었다. 현재 방송 중인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어머니의 이야기로 ‘슬프지만 뻔한’ 전개를 예고해 시청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은 ‘애증’ 관계인 어머니와 세 딸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가족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며 긍정적 기운을 선사한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종영을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서 어머니(김해숙)의 폐암 말기 판정 내용이 갑작스럽게 펼쳐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앞서 방송한 ‘하나뿐인 내편’ ‘같이 살래요’ ‘황금빛 내 인생’에도 가족 구성원이 병에 걸리거나 시한부 선고를 받는 등 극적인 상황이 그려졌다. 가족구성원 가운데 누군가의 갑작스런 발병 설정 이전까지 서로를 오해하며 갈등을 빚었던 가족들이 이를 계기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화합에 이르는 과정이었다.

이 때문에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 남은 한 달 동안 그려질 내용이 예상된다는 시선이 나온다. 또 KBS 2TV 주말드라마가 정통 가족극으로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자랑해 왔지만,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예나 지금이나 통속적인 소재를 매번 등장시키는 비슷한 전개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드라마 평론가인 충남대 국문과 윤석진 교수는 26일 “죽음을 표현하는 시한부나 불치병 소재를 피할 수 없지만, 이를 기능적으로 활용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내용에 맞게끔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개연성 없이, 감정의 자극을 위한 설정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시청자를 우롱할 수 있는 인상을 줄 수도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건준 책임프로듀서는 “조정선 작가가 향후 내용을 한창 집필 중이어서 유동적인 부분이 있지만, 삶과 죽음에 다가가는 표현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전 작품들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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