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얘들아, 달라도 괜찮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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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섬 이야기/곽영미 글·이지은 그림/32쪽·1만2000원/다섯수레

동그라미는 세모를 쳐다보지도 않고, 파란색은 빨간색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않는다. 나와 다른 것은 틀렸거나 잘못된 거니까. “왜 저러지?”와 “그럴 수도 있구나” 사이에는 깊고 넓은 틈이 있다.

먼바다에 두 개의 섬이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파랑 섬에는 뾰족뾰족한 파랑 풀과 파랑 나무, 파랑 돌과 파랑 사람들이, 빨강 섬에는 둥글둥글한 빨강 풀과 빨강 나무, 빨강 돌과 빨강 사람이 있었다. 두 섬은 아주 가까웠지만 어느 누구도 옆 섬에 가려 하지 않았다.

섬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말했다. “저렇게 생긴 사람들과 어울려선 안 돼! 알겠니?” 하지만 아이들은 몰래 다른 섬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로의 마음에 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거센 폭풍이 두 섬에 불어 닥친 뒤 바다에는 빨갛고 파란 돌들이 점점이 흩어졌다. 어른들은 그 돌을 모른 척했지만 아이들은 눈여겨보았다. 아이들은 돌을 하나둘씩 모아 두 섬을 잇는 징검다리를 만들었다. 두 섬은 하나가 됐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달라도 괜찮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색지를 오려붙인 콜라주 기법의 그림을 통해 더욱 강조된다. 각지거나 부드러운 형태, 빨갛고 파란 색깔이 리듬감 있게 어우러진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두 섬 이야기#징검다리#콜라주 기법#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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