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음악감독 맡는 오스모 벤스케 “서로의 소리 듣는 서울시향 만들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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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은 잠재력 엄청난 팀, 더 나은 연주 위해 콘서트홀 필요”

“실내악단(체임버 앙상블)과 같은 연주가 나의 이상입니다. 지휘자 지시만 따르는 연주가 아니라 단원들이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조화를 이루는 연주를 말합니다.”

내년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핀란드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66·사진)가 24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2015년 서울시향을 처음 지휘했고 이후 세 번 더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춘 벤스케는 “서울시향은 어디로 가야 할지 알고 있으며 갈 준비가 되어 있는, 잠재력이 엄청난 오케스트라”라며 “지휘자의 음악적 조언에 매우 예민하고 빠르게 반응하고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벤스케는 “연초부터 서울시향과 세 가지 전략목표를 함께 의논하고 추진해 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콘서트홀 건립과 음반 녹음, 세계적 음악축제 진출로 악단의 위상을 공고히 한 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민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악단의 목표는 매번 더 나은 연주를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실제 연주 공간에서 연습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서울시향 콘서트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는 “콘서트홀이 만들어지면 ‘서울시향 전용’ 개념이 아니라 모든 시민을 위해 음악 교육 등이 이루어지는 시민의 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벤스케는 자신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명예지휘자로 있는 핀란드 라티 교향악단을 지휘해 스웨덴의 세계적 음반사인 BIS에서 음반을 발매해 왔다. 그는 서울시향과의 음반도 BIS에서 발매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모든 서울시민에게 가까이 다가서겠다며 “작은 편성으로도 곳곳에 찾아가고, 완전한 오케스트라 편성으로도 지금까지 연주를 듣기 어려웠던 곳에 찾아가 음악을 선물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부터 미국 오케스트라 역사상 최장기 파업과 직장폐쇄를 겪었던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치유와 재성장을 앞장서 이끈 ‘오케스트라 건설자(Orchestra Builder)’로 알려져 있다. 강 대표는 “화합을 이끌어온 리더로서 벤스케 음악감독의 역량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벤스케는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라티 교향악단에서도 늘 악단 행정 부문과 단원들이 하나 되는 ‘원 팀’을 강조해 왔다”고 화답했다.

그의 서울시향 취임 연주는 내년 2월에 열릴 예정이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서울시향#오스모 벤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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