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형 일자리’ 착공… 노동계도, 정치권도 앞길 방해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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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형 지역 일자리의 첫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26일 광주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에서 기공식을 가졌다. 2014년 처음 ‘광주형 일자리’가 추진된 지 5년여 만이다. GGM은 2021년 4월 완공돼 그해 9월부터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0만 대를 양산할 예정이다. 직접 고용 1000여 명, 간접적으로는 1만2000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건설되는 것은 1998년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이후 23년 만이니 의미가 작지 않다.

상생형 지역 일자리는 노사민정이 협력해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모델이다. 노동계는 임금을 줄이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거 보육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1, 2대 주주인 GGM은 초임 연봉을 평균 3500만 원으로 낮추고 5년간 임금·단체협상을 유예하며 노사 공동 책임경영과 원·하청 관계 개혁 등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공식부터 노동계가 불참하면서 노사 상생의 의미가 반감됐다. 한국노총 광주본부 등 노동계는 노동이사제 도입, 임원진 급여 제한 등의 요구에 광주시가 무응답이라며 참석을 거부했다. 지난달 말에는 자동차 산업 경험이 없는 광주시 공무원 출신을 경영본부장에 앉히고 재임시절 비리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박광태 전 광주시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글로벌 불황과 미래차의 등장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GGM의 앞날은 험난할 것이다. 미래차가 아닌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는 데다 국내 경차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얼마나 팔릴지도 불안한 요소다. 오랜 진통 끝에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나선 만큼 노동계와 정치권도 훼방을 놓거나 사욕을 챙기기보다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상생형 지역 일자리#광주글로벌모터스#빛그린 국가산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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