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협상 타결 지연…주한미군 韓 근로자 사상 첫 ‘무급휴직’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1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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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타결 지연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여 명이 주한미군 주둔 역사상 처음으로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미국이 SMA 타결 없이는 봉급을 받을 수 없는 한국인 근로자를 볼모삼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려 한다는 비판 속에 이번 사태가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31일 “주한미군사령부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일부에 대해 무급휴직을 예정대로 내일(4월 1일)부터 시행할 것임을 알려왔다”며 “(이는) 양국의 협상 상황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인 근로자들이 조속히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방위비 협상을 열어, SMA 협상과 별개로 한국인 근로자 문제를 따로 해결하자고 제의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하고 무급휴직 강행을 택한 것이다.

정 대사는 “현재 우리 국방예산에 편성돼 있는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예산을 우선 집행하는 방안도 미국에 제안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급휴식 사태 우선 해결에 나서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무급휴직이 본격화되면 한국이 추후 협상에서 더 큰 압박을 받아 자국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정 대사는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 “조만간 최종 타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해 협상이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외부 평가를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한기재기자 record@donga.com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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