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개혁 앞장서라” 주문에…‘檢개혁추진단’ 발맞추는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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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16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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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 News1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 News1
검찰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의 후속 조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 개혁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앞장서 달라’는 취지로 주문한 데 부응하는 모양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2월3일로 예정된 정기인사 직후 검찰개혁추진단 실무팀 인선을 끝마칠 방침이다.

새롭게 꾸려질 추진단은 Δ새로운 업무 시스템 설계 Δ검찰권 행사 방식과 수사 관행 개선 Δ관련 법률 및 하위법령 제·개정 Δ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정비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같은 방침은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위한 구성원의 자발적 노력’을 강조하고 윤 총장이 이에 동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지 하루만에 발표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후 세 번째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 개혁은 검찰 스스로 ‘우리가 주체’라는 인식을 가져줘야만 가능하고 검찰총장이 가장 앞장서줘야만 수사 관행뿐 아니라 조직문화 변화까지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 총장은 엄정한 수사, 권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로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비판 받는 조직문화와 수사 관행을 고쳐나가는 일에까지 윤 총장이 앞장서준다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같은날 오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사법연수원 34기 검사 대상 강연에서 윤 총장 역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 “우리도 바꿀 것은 많이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인사청문회와 대검찰청 국정감사 등을 통해 검찰 직접수사 축소, 공수처 설치 등에 동의한다는 등 검찰 개혁과 관련된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수사와 공소유지 등 검찰 본연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과 절차 개선을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단 구성은 과거 윤 총장이 밝혀 왔던 이와 같은 소신에 부합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또한 법안이 이미 국회를 통과한 상황에서는 반발에 의미가 없는 만큼, 조직 논리에 따라 개혁에 저항하는 것으로 비치는 역효과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부의 개혁 움직임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실무적 차원에서는 의견 개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하위법령 개정 등 실무적 논의 선에서는 법무부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편 여권을 포함한 일각에서는 현 정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개혁에 저항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줄곧 비판해 왔던 만큼, 검찰이 개혁 법안의 후속 조치에 호응하는 데 따라 수사의 명분을 쌓는 데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지난 10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에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한 데 이어, 이날 오전부터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정보화통신담당관실 전산 서버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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