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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악 그 곳]<12>카자흐스탄, 말과 별 그리고 돔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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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악 그 곳]<12>카자흐스탄, 말과 별 그리고 돔부라

입력 2004-06-30 18:25수정 2009-10-0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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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유목민이 초원에서 사용하는 이동식 천막주택 유르타. 몽골의 겔과 유사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우랄산맥의 동쪽, 아시아 깊숙이 자리 잡은 카자흐스탄이야말로 은둔의 나라였다. 구소련 치하에서 500회에 가까운 핵실험과 우주센터 기지가 있던 ‘숨은 땅’이다. 그 카자흐스탄이 이제 막 기지개를 펴고 있다. 한반도의 17배, 인구는 1700만명인 이곳. 구소련 지도자 스탈린에 의해 10만명에 달하는 연해주 고려인이 1937년 강제이주에 의해 버려진 곳, 카자흐스탄이다.

중앙아시아 다른 나라는 침략자로 여기는 칭기즈칸. 그러나 여기서는 영웅대접을 받는다. 그만큼 몽골과의 관계는 밀접하다. 카자흐스탄의 역사는 자연과의 투쟁이자 조화의 연속이다. 톈산산맥 끝자락 알라타우 산기슭에 인공적으로 건설된 알마티, 20세기 말 개발이 시작된 새 수도 아스타나. 모두 자연과 인간의 끈질긴 조화가 이뤄낸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여기서 고려인과 21세기의 우리 민족이 무언가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카자흐스탄 국립대 권영훈 교수(동방학부)는 수도 알마티를 슬라브민족의 농경문화와 중앙아시아 유목문화가 결합해 맺은 산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의 대지 위에 핀 러시아의 꽃’이 시들어 가는 지금 다른 꽃을 피워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것이 한류(韓流)일 수도 있음을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스타나가 새 수도가 된 것은 1997년이다. 내륙 깊숙한 오지의 이 도시 도심 개발에서 한상(韓商)의 활약이 화려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산유국으로 발돋움하며 기지개를 펴는 카자흐스탄은 우리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카자흐스탄 음악

유목민인 카자흐인은 이슬람교도로 지배민족인 러시아와 오랫동안 갈등의 역사를 이어왔다. 때문에 음악은 민족의 자각을 일깨우고 유지하는 중추였다. 이런 전통에서 그 형식은 가요와 기악으로 각각 발달했다.

이 나라의 상징으로 유르타(천막가옥), 말, 별 그리고 돔부라(전통악기)를 든다. 그 상징에 악기가 들어갈 만큼 서사시와 음악은 문화의 핵심이다. 자연과 영웅을 찬양하는 민속음악이 가족문화와 더불어 사회를 떠받치는 또 다른 기둥임을 알 수 있다.

현이 두개뿐인 돔부라는 초원의 유목민들과 여러 세기 동안 고락을 함께한 악기. 그들이 부르는 큐이(기악, 가사 없는 노래)는 정든 집과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 방랑에 지친 육신을 달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광활한 초원에서 노래와 언어는 동시에 탄생하였고 그래서 이들 노래에는 노랫말이 필요 없었다. 목동들은 멜로디만으로 자신들의 웃음과 눈물을 표현했다.

▽추천음반

△‘Music of Kazakhstan’(킹레코드, 일본, 1999)

돔부라 독주곡인 ‘악삭 쿠란’(트랙 1)은 전설에 나오는 ‘사나운 야생의 말’을, 슈바르큐익(트랙 2)은 ‘얼룩 양’(羊)을 묘사한다. ‘안(가요)’에 해당하는 민요는 힘차면서도 아련한 서정을 간직해 도시의 삶에 길들여진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그 중 르제케이(트랙 11)는 경주마를 사랑하는 자기 딸에 비교할 만큼 말에 대한 깊은 애정을 그린다.

●여행 정보

카자흐스탄의 관문인 알마티(‘사과’라는 뜻)는 인천공항에서 직항편이 운항된다. 러시아인이 개척한 이 도시는 구획정리가 잘 되어 길 찾기가 쉽고 도시 전체에 나무가 우거졌다. 남쪽 끝 카자흐 고고학 박물관에서 내리막으로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며 시가지를 걷는 것도 좋다.

남동쪽의 코크추베 산은 케이블카가 운행된다. 고리키 공원은 삼림욕도 즐길 수 있는 동화나라 분위기의 명소다. 공원에서 시내 쪽으로 실크로드의 악기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악기박물관이 있다. 단체 여행객들에게는 고대의상 차림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무용을 보여주기도 한다. 놓쳐서는 안 되는 곳이다. 메디오 지역에 가면 유르타와 유목생활의 단면을 볼 수 있다. 새 수도인 아스타나는 알마티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반 거리에 있다. 2007년까지 20억 달러를 투입하는 신도시 개발계획이 한창인데 그 중심에 고려인 3세가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카자흐스탄은 내년도 오일달러만 150억달러가 예상되는 산유국이다.

강선대 명지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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