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北 비핵화 수십년 걸릴 것”…美 정가서 힘 얻는 ‘장기전’ 대비 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4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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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윤 前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동아일보 DB
조셉 윤 前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동아일보 DB
“북한을 완전히 비핵화 시키는 데 수십 년은 걸릴 겁니다.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이 장기화 돼) 북한을 ‘핵동결’ 하는 수준에 머무르게 될 거란 우려의 목소리를 이해한다”면서도 이 같이 말했다. 당분간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현실을 인식한 상태에서 최종 목표인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내실 있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대표는 11일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한미중 컨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 정책 목표를 ‘핵동결’로 낮추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윤 전 대표는 “행정부 내 그 누구도 그 같은 방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비핵화 속도를 현저하게 앞당길 만한 대안을 미국이 갖고 있지 않다”며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윤 전 대표는 자신의 후임인 스티븐 비건 대표가 ‘비핵화의 정의 및 로드맵’을 북한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북-미가 이미 ‘비핵화의 정의’와 ‘로드맵’을 만들어본 적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이 담긴 ‘정의’와 ‘로드맵’이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거의 합의를 넘어선 진전을 이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선 “영변 핵시설 이외의 시설에 대한 신고가 포함된 이른바 ‘핵 리스트’와 핵 시설의 동결-폐기를 검증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내용이 합의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대표는 “이런 것들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진전이 없다고 봐야한다”고 단언했다.

윤 전 대표는 이달 중으로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북-미 실무협상에서는 “검증 방법에 대한 프로토콜이 담긴 ‘핵동결’과 특정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에 대한 부분적인 해제를 주고받는 ‘중간딜(interim deal)’이 논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덤 마운트 미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 출처 본인 트위터
애덤 마운트 미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 출처 본인 트위터
비핵화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목소리는 미국의 신진 전문가그룹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애덤 마운트 미 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지난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이 향후 20년은 핵을 보유하고 있을 거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북한의 핵 능력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완벽한 협상은 아니겠지만, 일단 이 같은 협상을 통해 향후 북한 인권까지도 포함된 다양한 의제를 논의할 기회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안이 사실상의 ‘핵동결’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결코 핵동결에 머무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북한 비핵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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