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사협회 “코로나 ‘고위험군’에 인공호흡기 사용 자제” 지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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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사협회(BMA)가 1일 의료진에게 내린 새 지침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는 인공호흡기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이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같은 지침은 영국 보건체계가 코로나19 환자 폭발로 의료물자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마련됐다. 이날 영국 보건당국은 다음 주까지 필요한 3만 개의 인공호흡기 중 30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BMA는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달했을 때를 대비해 이 지침을 마련했다”며 “보건 체계에 대한 압박이 현재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면 부족한 의료 자원을 배분해야 하는 어려운 결정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BMA는 노인보다는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 인공호흡기 사용의 우선순위를 두라고 권고했다. 또한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보다 기저질환이 없는 더 건강한 환자에게 장비를 이용한 치료법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BMA는 기저질환에 어떤 질환이 포함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가디언은 심장질환, 신장 질환, 당뇨병, 폐 질환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BMA는 중환자실이나 집중치료실(ICU)의 입원 기준에 대해서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 통신, 사회기반시설 등 필수 사업장에 근무하는 환자들에게 중환자실 우선권을 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입원 후 상태가 호전 또는 악화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환자는 치료 효과가 빨리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중도 퇴원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BMA의 지침이 윤리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존 크리스홀름 BMA 의료윤리위원장은 기고문을 통해 “지금 영국의 보건체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우리는 공공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이 지침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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