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출신 美 작가 아디치에 “페미니즘이 남성혐오 운동? 불평등 바꾸는 정의구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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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라고 커밍아웃하니 저를 ‘나이지리아의 악마’라고 부르더군요.”

나이지리아 출신 미국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42·사진)가 장편소설 ‘보라색 히비스커스’(민음사·1만5000원)의 국내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강연, 에세이, 소설로 여성주의를 전하는 그는 요즘 세계에서 가장 ‘핫’한 페미니스트 작가로 통한다.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정도는 다르지만 성평등이 제대로 구현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페미니즘은 오랜 불평등을 바꾸려는 정의구현 운동”이라고 했다. 이어 “페미니즘을 남성 혐오 운동으로 여기는 분위기는 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남성 역시 사회적 기준에 의해 억압당하는 측면이 있는데, 페미니스트가 되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라색…’은 나이지리아 소녀가 엄격한 가부장제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데뷔작이다. 이 작품으로 그는 영연방 작가상(2003년)을 받으며 스타 작가로 우뚝 섰다. 그는 “데뷔작이지만 자전적인 소설은 아니다. 이 소설을 통해 종교의 복잡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장편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2006년), 소설집 ‘숨통’(2009년) 등에서 나이지리아 사회의 혼란과 인종 차별, 성 차별을 짚었다. 에세이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2014년), ‘엄마는 페미니스트’(2017년)는 페미니즘 입문서가 됐다.

패셔니스타로도 잘 알려진 그는 한국의 탈코르셋 운동에 대해 “여성성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외모에 대한) 여성의 선택권을 회복시킨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며 K뷰티에 관심이 많아 얼른 쇼핑을 하러 가고 싶다”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보라색 히비스커스#페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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