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男을 차에 매달고 질주’ 사망케한 백인 우월주의자, 21년 만에 처형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25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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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을 심하게 구타하고 발목을 묶어 차에 매단 뒤 5㎞를 질주해 결국 사망하게 한 미국 백인 우월주의자가 범행 21년만인 24일 처형됐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존 윌리엄 킹(44)이 이날 오후 미국 텍사스주 헌츠빌에 위치한 주립교도소에서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사형을 당했다.

킹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끔찍한 증오범죄 중 하나로 꼽히는 이른바 제임스 버드 주니어 살해사건으로 기소된 백인 3명 중 한명이다. 공범 로렌스 브루어는 2011년 처형됐고 또다른 공범 숀 베리는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텍사스주 재스퍼에 살던 버드는 지난 1998년 6월7일 오전 2시께 파티에서 술을 마신 뒤 집에 가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베리를 만나 그의 픽업트럭에 올랐다.

하지만 베리의 차에는 지역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로 잘 알려진 킹과 브루어가 타고 있었다.

이들은 버드를 집으로 데려가는 대신 시내 외딴 군도(county road)로 끌고가 심하게 때린 뒤 발목을 묶어 픽업트럭 뒤에 매달고 거의 3마일(4.8㎞)을 질주해 결국 사망하게 했다.

이들은 이후 버드의 유해를 인근 흑인교회에 버린 뒤 바비큐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의학자에 따르면 버드는 배수로(culvert)에 부딪치기 전까지 2마일(약 3.2㎞) 정도는 의식을 유지한 채 살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고 10년 뒤 버드와 또다른 동성애 증오범죄 피해자의 이름을 딴 증오범죄 예방법이 연방 의회를 통과하는데 기여했다.

킹은 버드의 죽음은 베리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고 자신은 버드가 죽기 전 자리를 떠났다면서 결백을 주장했다. 사형 직전까지 거듭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킹은 사형 직전까지도 아무런 뉘우침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형 집행을 지켜본 버드의 여자형제 클라라 버드 테일러는 킹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킹은 사형 집행 후 발표된 성명에서 “자본이 없는 자는 처벌을 받는다”고 반발했다. 반면 베리의 여동생 클라라는 “공정한 벌(just punishment)”이라고 했다.

【헌츠빌=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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