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의료물자 부족에도…‘마스크 대란’ 없는 핀란드, 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7일 09시 49분


코멘트

2차 세계 대전 이후 의료 물자 비축… 전국 병원에 비축 마스크 보급

© News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의료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북유럽 핀란드는 마스크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5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의료물자 등을 비축해온 덕이다.

NYT는 핀란드를 북유럽의 ‘프레퍼족(Prepper·인류 멸망에 대비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핀란드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물자, 석유, 곡물, 농업 도구 및 탄약을 만드는 원료를 대규모로 비축해왔다.

코로나19가 발발하자 이는 빛을 발했다. 핀란드 당국은 마스크 등 비축해뒀던 긴급 의료물자를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전국 병원에 보급했다. 아이노 카이사 페코넨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호 장구 공급이 잘 이뤄지고 있다. 물자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핀란드가 ‘준비의 민족’이 된 데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핀란드는 2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39년 11월, 소련의 침공을 받아 ‘겨울 전쟁’을 치렀다. 소련에 합병되지는 않았지만 영토 10%를 빼앗기며 비참한 시기를 보냈다. 이 때 교훈으로 핀란드는 냉전시대 이후에도 중대 재난이나 3차 세계 대전을 대비해 주요 물자를 꾸준히 비축했다.

핀란드의 물자가 어디에 얼마나 보관돼 있는 지는 비밀에 부쳐져 있다. 다만 최근 공급한 비축 마스크 중 일부가 유통기한이 지나 문제가 제기됐다고 현지 공영방송 Yle가 보도했다. 토미 로우네마 핀란드 국가 비상 공급국장은 “연식이 오래됐지만 사용 가능한 제품들”이라면서 안전성 실험을 끝냈다고 NYT에 설명했다. 핀란드는 통계 집계 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7일까지 확진자 2176명, 사망자 27명을 기록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