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다’ 홍석천 “전성기에 ‘커밍아웃’…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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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7일 0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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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캡처 © 뉴스1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 캡처 © 뉴스1
‘밥먹다’ 홍석천이 전성기 때 ‘커밍아웃’ 한 이유를 털어놨다.

홍석천은 6일 오후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밥먹다’)에 가수 왁스와 동반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김수미는 홍석천의 커밍아웃에 대해 “왜 했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지난 2000년 9월, 자신의 성적 취향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던 홍석천. 그는 “잘나갈 때 왜 했냐 많이들 물어본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중간 중간 저를 협박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너를 아는데 내 말 안 들으면 기자한테 얘기한다’ 이상한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두려울 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결정적인 계기는 ‘행복’을 위해서였다고. 홍석천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했다. 제가 숨기고 있으니까 누구를 사랑하면서 살 수 없더라. 3년 사귀던 친구와 이별한 뒤에 ‘이렇게 살다가는 누구와도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없겠다. 준비를 해야겠다. 떳떳하게 얘기해야 겠다. 그래야 내가 당당하게 사랑할 수 있겠다’ 싶었다”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커밍아웃을 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홍석천은 “일이 다 없어졌지. 한 3년 뒤에 방송을 다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은인은 김수현 작가였다. 홍석천은 “힘들었을 때 도와주신 분이 김수현 선생님이셨다. 극 중 커밍아웃 한 게이 역이라며 연기를 지도하시는데 ‘너 평상시대로 해, 충분히 매력있어. 오버해서 웃기려고 하지 마’ 하셨다. ‘게이면 어때, 네 모습대로 살아’ 하시더라. 그게 굉장히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김수미는 “언제부터 성 정체성을 알았냐”고 물어봤다. 홍석천은 “어렸을 때부터 알았는데 사춘기 시절에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컸다. 기도도 많이 하고 그랬다. 스스로 나란 사람은 잘못 태어난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여자친구는 대학교 때까지 있었다. 근데 더 이상은 안 되더라. 9개월 정도 만나긴 했는데 소소하게 데이트를 하고 안전하게 데려다 주니까 여자친구가 이상하게 생각하더라. 발전이 없는 거다”며 “부모님과 제 미래 생각에 노력은 했었다”고 전했다.

부모님 역시 방송을 통해 아들의 정체성을 알게 됐다고. 홍석천은 “너무 놀라셨다”며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커밍아웃 하기) 3년 전 누나들에게는 먼저 고백했었다. 큰누나가 엄마처럼 날 키웠다. ‘난 이해한다. 근데 부모님 돌아가실 때까지는 비밀로 하자. 그 약속만 해라’ 했었다. 근데 이러다 내가 죽겠다 싶어서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홍석천은 “부모님은 농약 먹고 죽자고 했었다. 시골 양반들이니까. 이사 가자고 그러셨다. 지금은 이해한다”며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으신 건지) 왁스를 집에 데리고 가면 결혼 얘기를 꺼내신다. 그걸로 새벽 기도 하신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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