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북송 반대…김연철 장관, 교포 간담회 참석중 ‘곤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9일 2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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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중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8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교포 간담회에서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 선원 북송 문제를 제기한 탈북단체 인사의 시위로 곤욕을 치렀다.

김 장관은 이날 저녁 워싱턴 인근 식당에서 간담회를 진행하던 중 이 자리에 참석한 박상학 북한인권총연합 대표로부터 “왜 정부가 탈북주민 두 사람을 닷새 만에 비밀리에 송환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김 장관에게 “내가 25년 전 탈북 했을 때 수백 명을 희생시킨 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도 강제 북송시키지 않았다”며 북한 선원 강제 북송의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냐고 추궁했다. 뉴욕에 머물고 있던 그는 김 장관의 워싱턴 방문 소식을 듣고 간담회 현장을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어 ‘탈북청년 강제 북송시킨 살인마 문재인 김연철’이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했고, 이를 제지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 관계자들과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탈북자는 못 들어온다” “북한에서 온 게 자랑이냐”는 등 고성과 설전까지 오갔다.

김 장관은 이날 북한 선원의 강제 북송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제가 설명하기보다 여러분이 언론을 통해 객관적 사실과 찬반 여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한편 그는 간담회에 앞서 이날 오후 미 국무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2시간가량 오찬을 겸한 면담을 가졌다. 면담 후 특파원들과 만난 김 장관은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 충분히 우리의 구상들을 설명했다”며 “비핵화 협상의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창의적이고 유연한 방법론에 대해서도 아주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도 협상의 성공을 위해서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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